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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만성 부비동염 치료에 있어 항생제보다 수술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런던대학교(UCL)와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교, 가이스 앤 세인트 토마스 NHS 재단 등 영국 내 여러 연구 기관이 참여한 MACRO 임상시험은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가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됐다.


만성 부비동염(CRS)은 영국 성인 10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흔한 질환으로, 코막힘과 콧물, 후각 상실, 얼굴 통증, 피로감, 그리고 천식 악화 등을 유발한다. 흔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기존에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 생리식염수 세척 등이 치료의 중심이었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연구진은 500명이 넘는 환자를 모집해 무작위로 세 그룹에 나누었다. 모든 환자는 표준 치료로 비강 스테로이드와 생리식염수 세척을 받았으며, 추가로 부비동 수술, 저용량 항생제, 또는 위약을 배정받았다. 이후 3개월과 6개월 시점에 증상 변화, 삶의 질 개선, 후각 기능, 합병증 여부 등을 추적 조사했다.


분석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상태가 가장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군 환자의 87%는 치료 6개월 후에도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했으며, 증상 완화 효과 역시 지속되었다. 반면, 3개월간 항생제를 복용한 환자들은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항생제가 만성 부비동염 환자에게 실질적 이득을 주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UEA 노리치 의대의 칼 필포트 교수는 “부비동 수술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수술의 효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접근성 제한으로 환자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번 연구가 전 세계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런던 가이 병원의 클레어 홉킨스 교수는 “NHS 내에서 흔히 시행되는 수술이지만 근거 부족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이번 임상시험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치료 선택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수술 효과를 입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용 대비 효율성과 장기적인 효과 지속 여부까지 평가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추가 추적 조사를 통해 수술 후 개선 효과가 몇 년간 이어지는지, 그리고 의료 자원 절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계획이다.


만성 부비동염 환자 대표로 참여한 짐 보드먼은 “수년간 심한 두통과 코막힘, 후각 상실로 인해 삶이 무너졌다”며 “이번 연구가 제시하는 명확한 치료 지침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국소 치료로 효과가 없었던 환자들에게 수술이 가장 확실한 대안임을 보여주었으며, 만성 부비동염 치료 전략 전환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향후 전 세계 의료 현장에서 만성 부비동염 치료 방식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