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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여전히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규제 불확실성, 공급망 문제 등으로 인해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란 쉽지 않다. 최근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의 듀쉔 근이영양증 치료제 일레비디스(Elevidys)는 FDA와의 안전성 논란 속 일시적 출하 중단을 겪으며 매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승인 당시부터 논란이 컸던 이 약물은 지난해 8억2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잇따른 환자 사망 사례가 불거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역시 초기 흥행 이후 성장세가 꺾였다. 2019년 출시 직후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랐지만, 2022년 13억7천만 달러 매출을 정점으로 지난해부터 감소세가 이어졌다.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 수가 제한적인 데다 신규 진단 환자 규모가 매년 500명 안팎에 불과해 시장 확장이 쉽지 않다는 점도 성장 정체의 배경이다.


이처럼 주요 유전자 치료제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업계 전반은 투자 위축, 구조조정, 기업 청산 등의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반면 페링 파마슈티컬스(Ferring Pharmaceuticals)의 방광암 치료제 ‘애드스틸라드린(Adstiladrin)’은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보이며 시장 내 주목을 받고 있다. 애드스틸라드린은 비근육침윤성 방광암 치료제로, 승인 이후 첫해에만 7,5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유전자 치료제 중 네 번째로 높은 판매 실적을 올렸다. 전체 환자의 약 75%를 차지하는 비근육침윤성 방광암 적응증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환자 기반도 탄탄하다.


페링은 출시 초기부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집중했다. 첫 승인 시도에서 제조 공정 문제로 반려된 경험을 바탕으로 핀란드와 미국 뉴저지에 생산 시설을 신설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했다. 데이비드 벨(David Bell) 미국 비뇨·종양 사업부 부사장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와의 협력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현재 99%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 결과 출시 1년 만에 약 1,500명의 환자가 치료 혜택을 받았으며, 안전성에서도 5년간의 장기 데이터에서 새로운 이상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드스틸라드린은 복제 불가능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기반으로 하며, 기존의 바이러스형 유전자 치료제에서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페링은 애드스틸라드린을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의 표준치료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며 후속 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내 신규 방광암 환자는 연간 8만5천 명으로 추정되며, 그중 다수가 적응 대상에 해당해 향후 성장 잠재력도 크다.


패트릭 고먼(Patrick Gorman) 페링 미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혁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교육, 환자 접근성, 장기적 임상 근거 확보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혁신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 환자 신뢰, 보험 적용 확대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레비디스와 졸겐스마 사례가 보여준 불확실성 속에서, 애드스틸라드린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모델을 제시하며 업계의 새로운 참고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