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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이 자사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재정비하면서 또 하나의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대표 치료제 팔린직(Palynziq)의 잠재적 후속 약물로 기대를 모았던 페닐케톤뇨증(PKU) 신약 후보 ‘BMN 390’ 개발을 공식 중단했다.


회사는 2025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BMN 390이 목표로 한 면역원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임상 진입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프로그램 종료를 알렸다. 당초 바이오마린은 BMN 390을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 신청(IND)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연구 인력은 회사 내 다른 프로젝트에 재배치된다.


BMN 390은 팔린직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고안된 약물이었다. 기존 팔린직에 사용된 폴리에틸렌글리콜(PEG) 대신 새로운 고분자 ‘POEGMA’를 적용해 면역 반응을 줄이고, 점도를 낮춰 환자들의 자가 주사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임상 진입 직전 면역학적 허들을 넘지 못하면서 결국 중단 수순을 밟게 됐다.


팔린직은 여전히 PKU 치료 영역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 2018년 미국에서 성인 PKU 환자를 대상으로 처음 승인된 이 약물은 혈액 내 페닐알라닌(Phe) 수치를 정상 범위까지 낮출 수 있는 유일한 효소 대체 요법으로 꼽힌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팔린직은 2025년 2분기 매출 1억 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세를 보였다.


바이오마린은 팔린직의 적응증 확장에는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 현재 12세에서 17세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3상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FDA에 허가 확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는 성인 환자에 국한된 치료 범위를 소아·청소년으로 확대해 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다만 PKU 시장에는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오츠카제약은 Jnana Therapeutics로부터 경구용 PKU 치료제를 인수해 임상을 진행 중이며, 기존 주사제 중심의 치료 환경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바이오마린의 이번 BMN 390 개발 중단은 회사가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선택과 집중’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지난해 회사는 글로벌 인력의 7%를 감축하며 조직을 재편했고, 유전성 혈관부종, 심장근병증, 긴QT증후군, MASH(대사기능장애 연관 지방간염) 등 일부 프로그램도 종료한 바 있다. 반면, 올해 5월 인수한 이노자임(Inozyme)을 통해 ENPP1 결핍증을 대상으로 한 3상 효소 대체 요법을 확보하며 희귀질환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마린이 단기적으로는 팔린직 매출과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파이프라인 다각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사례는 희귀질환 신약 개발 과정에서 면역학적 안전성과 내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