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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인구의 약 3.8%가 경험하는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저하를 넘어 지속적인 우울감, 활동에 대한 흥미 상실, 수면 및 식습관의 변화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주요 우울증은 가장 심각하고 만성적인 형태로, 환자의 일상과 사회생활을 크게 저해하며 삶의 질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최근 국제 공동연구팀은 주요 우울증의 유전적 위험과 사람의 뇌 구조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에든버러 대학교, 멜버른 대학교,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이 참여한 이번 대규모 연구는 Molecular Psychiatry에 게재되었으며, 뇌 구조와 유전적 위험 점수(PRS)의 상관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ENIGMA 주요 우울 장애 연구 그룹의 협력 아래 11개국에서 수집한 5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는 유전학적 방법론을 엄격히 적용해 훈련과 테스트 샘플 간의 중복을 배제하고, 참가자들의 다유전자 위험 점수를 산출한 뒤 뇌 영상 자료와 비교했다. 그 결과 주요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뇌 부피와 표면적의 감소가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좌측 내측 안와전두이랑을 포함한 전두엽 표면적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피질 연관성이었다. 또한 해마, 시상, 담창구 등 주요 피질하 구조 역시 부피가 작은 경우 주요 우울증의 유전적 위험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뇌 구조적 차이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유전적 소인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연관성은 25세 미만의 참가자에게서도 일부 확인되었다. 비록 성인에 비해 뚜렷하지는 않았지만, 동일한 패턴의 구조적 차이가 나타나면서 주요 우울증 발병 위험은 뇌 발달 초기 단계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멘델 무작위 분석을 통해 좌측 해마의 부피가 작을수록 주요 우울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인과적 효과가 제시되었다.


이번 연구는 주요 우울증의 신경생물학적 기초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진전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국제적인 대규모 협력 연구를 통해 유전적 위험과 뇌 구조 간의 연관성을 규명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발견은 유전적으로 취약한 개인을 조기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우울증은 개인의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닌, 뇌의 구조적·유전적 요인과 밀접히 연결된 복합 질환임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이번 성과는 향후 개인별 맞춤 치료법 개발뿐 아니라 조기 개입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