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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이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가 독감 감염에 대응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에는 B세포가 단순히 항체를 생산하는 역할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이 면역 체계의 다른 핵심 세포인 T 여포 조력자(TFH) 세포를 지원하고, 배중심(germinal center) 내 면역 반응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배중심은 림프절 내에서 형성되며, B세포가 고도로 특이적인 항체와 장기적인 면역 기억을 형성하도록 훈련되는 공간이다.


연구에 따르면 독감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입하면 먼저 선천 면역이 병원체를 억제하고 확산을 방지하는 방어선을 구축한다. 동시에 B세포와 T세포를 포함한 적응 면역이 활성화되어 특정 병원체를 표적으로 한 항체와 면역 기억을 생성한다. 적응 면역은 발현 속도가 느리지만, 일단 형성되면 동일 병원체 재감염 시 빠르고 강력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배중심 B세포(GC B세포)는 증식과 변화를 거치며 최종적으로 고품질 항체와 기억 B세포를 만들어 장기적인 면역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특히 GC B세포가 배중심 내에서 인터루킨-1 베타라는 사이토카인을 국소적으로 생성하며, 이를 통해 TFH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고 배중심의 성숙과 지속을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루킨-1 베타는 이전까지 주로 선천 면역 세포에서 발견된 메신저였으나, 이번 연구로 적응 면역의 핵심 세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인터루킨-1 베타가 부족하면 TFH 세포의 수가 줄고, 배중심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장기적인 면역 기억 형성이 저해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GC B세포가 NLRP3 인플라마좀이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활용해 인터루킨-1 베타를 생산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인플라마좀의 활성화는 사이토카인 방출을 유도하며, 이는 이전까지 적응 면역과 널리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경로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작이 인간 B세포와 마우스 독감 모델 모두에서 검증됐음을 강조하며, B세포와 TFH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강화해 배중심의 질을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향후 독감 백신 개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중심의 활성과 지속 시간을 늘려 장기적이고 강력한 면역 기억을 형성하는 접근은 끊임없이 변이하는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백신 전략을 제시한다. 또한 이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자가면역 질환이나 암 치료에서도 면역 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인터루킨-1 베타가 이미 임상 연구와 치료제로 활용된 바 있어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B세포의 전통적인 역할을 재정립하며, 면역 체계 내 세포 간 협력과 신호 전달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GC B세포와 TFH 세포 간 상호작용을 더욱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배중심 활성화를 통해 면역 기억을 강화하는 방법을 탐구할 계획이다. 이러한 접근은 독감뿐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과 면역 관련 질환 관리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