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rgio-trovato-876NP3npUMc-unsplash.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의 생활에서 스마트폰은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화장실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공간 중 하나다. 그러나 변기 위에서의 습관적인 스마트폰 사용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 센터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치질 발생 위험이 약 4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질은 항문이나 직장의 정맥이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과 출혈을 유발하는 흔한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400만 건의 치질 관련 병원 방문이 이뤄지고, 의료비 지출도 8억 달러를 넘는다. 그만큼 환자 수가 많고 사회적 부담도 큰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생활 습관과 치질의 연관성을 정밀하게 다룬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폰이라는 현대인의 필수품이 치질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성인 125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임상 평가를 진행했다. 참가자의 3분의 2가량인 66%가 변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이들은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가 많았다. 설문 응답과 의학적 검사를 토대로 치질 여부를 평가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자는 비사용자보다 치질 진단을 받을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두 집단의 차이는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에서 두드러졌다. 스마트폰을 사용한 응답자의 37%가 5분 이상 변기에 앉아 있었던 반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그룹에서는 단 7%만이 이처럼 오래 머물렀다. 이는 스마트폰이 무심코 배변 시간을 늘려 항문 주변 혈관에 과도한 압력을 주고, 결국 치질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스마트폰 사용 중 가장 흔한 활동은 뉴스 기사 읽기와 소셜 미디어 이용이었다. 흥미롭게도 이번 연구에서는 배변 시 힘을 주는 행동은 치질 위험 증가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오히려 주의를 분산시키는 스마트폰이 배변과 무관한 이유로 장시간 변기에 앉게 만들고, 이로 인해 항문 조직의 부담을 가중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연구를 이끈 트리샤 파스리차 박사는 “변기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치질 위험을 무려 46% 높인다”며 “스마트폰과 같은 현대 생활 요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앞으로 더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배변 시간을 줄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작은 습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변기에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배변 시간을 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치질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배변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면 그 원인이 배변 곤란 때문인지,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 때문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화장실은 본래 배변이라는 단순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무심코 머무는 시간이 늘어 건강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번 연구는 작은 습관의 변화가 치질 예방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차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치질은 흔하지만 생활 습관 조절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다. 스마트폰을 욕실 밖에 두고 배변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불필요하게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부터 실천해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