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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노피가 브루톤 티로신 키나제(BTK) 억제제 릴자브루티닙(rilzabrutinib)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며 희귀질환 치료 영역에서 중요한 성과를 거뒀다. 신약은 ‘웨이릴즈(Wayrilz)’라는 이름으로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에 사용된다.


이번 승인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성인 ITP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BTK 억제제가 미국에서 혈소판 감소증 치료 적응증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내 ITP 환자는 약 10만 명으로 추정되며, 그중 약 2만 5천 명이 웨이릴즈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TP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혈소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쉽게 멍이 들거나 원인 없이 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출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도 많다. 사노피 측은 웨이릴즈가 단순히 혈소판 수치를 높이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자가항체 생성, 면역 반응, 염증 등 질환 병태생리의 세 축을 동시에 겨냥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ITP 표준 치료에는 스테로이드, 혈소판 생성 자극제(TPO-RA)인 암젠의 엔플레이트(Nplate), 노바티스의 프로막타(Promacta)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로슈의 리툭산(Rituxan)도 비승인 적응증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들 약물은 증상 완화에 집중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노피는 BTK 단백질을 차단하는 웨이릴즈가 질환의 근본 기전을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FDA 승인은 사노피의 ‘루나 3(Luna 3)’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했다. 연구에서 웨이릴즈는 25주 시점에 23%의 환자에서 안정적인 혈소판 상승을 유도했으며, 위약군에서는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최초 혈소판 반응까지의 기간이 36일로 단축됐고, 반응이 더 오래 유지되는 효과도 입증됐다. 피로 개선과 출혈 증상 완화 등 환자 삶의 질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부작용 측면에서는 설사, 두통, 오심, 복통 등 경미한 이상 반응이 보고됐지만, 전반적으로 위약군과 유사한 안전성을 보였다. 사노피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 ‘헴어시스트(HemAssist)’를 통해 보험 적용, 재정 지원, 치료 안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웨이릴즈의 잠재력은 ITP에 그치지 않는다. 사노피는 현재 만성 두드러기, 천식, 자가면역성 용혈성 빈혈, IgG4 관련 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릴자브루티닙 임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에서 긍정적인 중간 결과를 확인하며 3상으로 진입했고, 유럽에서는 희귀질환 지정을 받았다.


흥미롭게도 사노피가 지난 2020년 프린시피아 바이오파마를 37억 달러에 인수할 당시 가장 주목한 자산은 다발성경화증(MS) 치료제로 개발하던 또 다른 BTK 억제제 톨레브루티닙이었다. 그러나 혼재된 임상 데이터로 인해 올해 MS 개발은 중단됐다. 반면 릴자브루티닙은 예상과 달리 빠르게 상용화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게 됐다.


업계에서는 웨이릴즈가 연간 최대 20억~50억 유로 규모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멀티 인디케이션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제에 한계를 느끼던 ITP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