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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의 장웬준 교수팀은 구강 건강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좋은 박테리아’를 활용한 충치 예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에는 칫솔질과 치실 사용이 구강 위생의 핵심으로 여겨졌지만, 장 교수는 입 속 미생물 군집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하는 전략을 통해 유해균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구강 내 수백 종의 박테리아 각각이 다양한 균주를 갖고 있으며, 동일한 종 안에서도 일부 균주는 충치를 유발하고, 일부는 오히려 보호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장 교수팀은 특정 박테리아 종이나 균주를 단순히 선별하는 대신, 구강 내 모든 박테리아의 DNA를 분석하는 메타게놈 접근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충치와 연관된 유전자 클러스터를 찾아내고, 건강한 박테리아가 치아 표면에 더 잘 부착하도록 돕는 분자들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유해균에서도 발견되는 이 유전자 클러스터는 박테리아가 서로 달라붙어 강력한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도록 돕는 두 가지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하나는 접착제 역할을 하며 박테리아 세포를 응집시키고, 다른 하나는 끈처럼 작용해 사슬 구조를 형성하게 한다. 이러한 작용으로 박테리아는 치아에 단단히 붙어 군집을 이루며, 유해균과 경쟁하는 환경을 만든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 클러스터를 건강한 박테리아에 주입하면, 유익균이 강력한 바이오필름을 형성해 충치를 유발하는 산 생성 세균을 밀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장 교수는 “같은 종의 균주라도 병원성, 공생, 혹은 프로바이오틱스로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이러한 분자의 작용과 바이오필름 형성을 더 잘 이해하면, 유익균을 활용한 맞춤형 충치 예방 전략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구강 세균의 메타게놈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전자 클러스터를 발굴하고, 실제 배양 실험을 통해 생성되는 펩타이드와 지질 대사산물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분자들은 단순히 박테리아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미생물 군집 내 경쟁과 환경 적응을 돕는 특수화된 대사산물로, 충치 예방뿐 아니라 미생물학적 기능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장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구강 세균이 생성하는 새로운 항생제와 접착 분자도 발견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뮤타노클럼핀(mutanoclumpins)이라는 새로운 끈적끈적한 대사산물이 치아 표면에서 유익균의 정착과 군집 형성에 기여함을 확인했다. 앞으로 연구진은 이 분자의 작용을 구체적으로 규명하고, 충치 예방과 관련된 유전자 및 대사산물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구강 위생 관리뿐 아니라,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한 예방적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장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구강 미생물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박테리아 기반 맞춤형 충치 예방의 가능성을 열었다. 일상적인 칫솔질과 치실 사용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구강 유익균 강화 전략은 미래 구강 건강 관리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