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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장기간 사용되는 주사형 피임약이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의과대학과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진은 주사형 피임제로 널리 쓰이는 데포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dMPA) 사용과 뇌수막종 진단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JAMA Neurology에 게재했다.


수막종은 미국에서 전체 원발성 뇌종양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양성 뇌종양으로, 특히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연구진은 여성에서 수막종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는 원인 중 하나가 호르몬 노출과 연관될 수 있다고 보고, 프로게스틴 제제의 장기 사용 여부에 주목했다. 데포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는 피임뿐 아니라 자궁내막증이나 비정상 자궁 출혈 치료에도 활용되는 호르몬제다.


이번 연구는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전역 68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TriNetX 네트워크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 여성은 6천만 명 이상이었으며, 이 중 피임제 노출 여부와 조건을 충족한 1천만 명 이상이 최종 분석에 포함됐다. 연구진은 dMPA 사용자와 다른 피임제 사용자, 그리고 비노출군을 비교해 수막종 발생 위험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주사형 dMPA 사용자는 대조군에 비해 수막종 진단 위험이 평균 143% 높았다. 발병률로 환산하면 주사 사용자 10만 명당 7.39명이 수막종 진단을 받은 반면, 대조군에서는 3.05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크게 증가했는데, 4~6년 사용 시 위험이 200% 상승했으며, 6년 이상 사용 시에는 위험이 290%까지 높아졌다. 또한 사용 시작 연령이 31세 이상일 때 위험이 가장 두드러졌다. 31~40세에서 사용을 시작한 경우 위험이 277% 증가했으며, 41~50세와 50세 이상에서도 각각 175%, 220%의 위험 상승이 확인됐다.


한편, 경구용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oMPA)는 대조군 대비 18%의 위험 증가가 관찰됐으나, 복합 경구 피임약이나 자궁내 장치(IUD), 피하 임플란트, 저용량 레보노르게스트렐 IUD 등은 수막종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복합 경구 피임약은 26%, 전반적인 IUD는 13%, 고용량 레보노르게스트렐 IUD는 21% 수막종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주사형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 아세테이트 사용은 뇌수막종 발생 위험을 분명히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4년 이상 장기 사용하거나 31세 이후에 사용을 시작한 여성에서 그 위험이 집중적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결과는 호르몬 기반 피임법의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환자의 연령과 사용 기간을 고려한 맞춤형 처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뇌수막종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크기가 커지면 신경 압박으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피임 방법 선택 시 개인의 건강 이력과 위험 요인을 고려한 전문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