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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희귀 심장질환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 치료제로 허가받은 화이자의 타파미디스 계열 약물이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빈다켈(Vyndaqel)’과 ‘빈다맥스(Vyndamax)’는 지난 2019년 FDA 승인을 받은 이후 ATTR-CM 환자 치료의 핵심 옵션으로 자리잡았지만, 연간 22만5천 달러(한화 약 2억9천만 원)에 달하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미국 JAMA Cardiology에 게재된 연구는 이 같은 문제를 수치로 보여줬다.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에서 빈다켈을 처방받은 환자 50명을 조사한 결과, 14%가 아예 약을 시작하지 못했다. 그중 일부는 본인 부담금을 감당하지 못했고, 일부는 보조금 신청을 거부하거나 치료 전 사망했다. 실제 약을 받은 환자 43명 중 28명은 재단이나 화이자의 지원을 통해 무료로 약을 공급받았다. 그러나 재단의 자금은 언제든 소진될 수 있어 장기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환자 부담금은 월평균 약 1,900달러에 달했으며, 특히 메디케어 환자들은 ‘도넛홀’ 제도로 인해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다. 연구진은 “고령 환자 다수가 다른 재정적 의무를 안고 있어 고가 약제를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화이자는 모든 환자가 경제적 여건에 상관없이 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가격 책정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있다. ATTR-CM 환자가 미국 내 10만 명에 달한다는 화이자의 추정과 달리, 실제 유병률은 이보다 더 높을 수 있어 ‘희귀질환 약가 프리미엄’을 적용할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빈다켈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심혈관계 치료제로 꼽힌다. 경쟁 약물인 알나일람의 온파트로(Onpattro)와 아이오니스의 텍세디(Tegsedi)는 신경계 적응증 기준으로 연간 45만 달러에 책정됐지만, ATTR-CM 시장은 환자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비용효과성 분석에서도 문제는 드러났다. Circul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빈다켈은 현재 가격 기준으로 QALY(삶의 질 보정 생존년)당 88만 달러에 달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10만 달러/QALY 임계치를 충족하려면 92% 인하가 필요하다.


일부 환자와 전문가들은 대체 접근법도 제시했다. FDA는 빈다켈(20mg 4캡슐/일)과 빈다맥스(61mg 1캡슐/일)를 모두 승인했는데, 초기 임상에서는 저용량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관찰돼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기추적 연구에서 80mg 투여군이 20mg 대비 사망, 심장이식, 보조 장치 삽입 위험을 33~43% 낮추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저용량 옵션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졌다.


현재 화이자는 환자 편의성을 이유로 빈다맥스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빈다켈 시장 철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네릭 진입이 예상되는 2028년을 앞두고, 고가 약가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