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8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자사의 류머티즘관절염(RA) 치료제 ‘젤잔즈(Xeljanz)’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으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요구한 사후(post-marketing) 임상 결과에서 젤잔즈는 기존 치료제 대비 심혈관계 부작용과 암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며,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 연구는 50세 이상, 심혈관 위험 인자를 보유한 RA 환자 4,300여 명을 대상으로 젤잔즈와 종양괴사인자 억제제(TNF 억제제)를 비교한 결과다. 젤잔즈 투여군에서 심혈관 사건은 98건이 보고된 반면, TNF 억제제군에서는 37건에 그쳤다. 또한 암 발생은 젤잔즈 투여 환자 122명, TNF 억제제군은 42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이번 연구에서 젤잔즈는 비열등성을 입증하지 못하며 1차 평가 지점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실 젤잔즈의 안전성 우려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FDA는 젤잔즈 10mg을 하루 두 차례 투여할 경우 혈전 위험과 사망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경고했으며, 이후 ‘블랙박스 경고(black box warning)’를 부여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모든 용량에서 고위험군 환자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화이자가 맞서야 할 경쟁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애브비(AbbVie)의 JAK 억제제 ‘린보크(Rinvoq)’는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효능을 입증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궤양성 대장염(UC) 임상 2b/3상에서 린보크는 8주차에 환자의 26%가 관해에 도달했으며, 이는 위약군 5% 대비 월등한 결과였다. 전문가들은 린보크가 젤잔즈보다 뛰어난 임상 성과를 보여주며, 면역질환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화이자는 젤잔즈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 시장 역시 사노피와 리제네론의 ‘듀피젠트(Dupixent)’가 독주하고 있으며, 애브비의 린보크까지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화이자는 아브로시티닙이 연간 30억 달러 매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매출이 2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보다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AK 억제제 계열 전체에 대한 안전성 우려도 여전히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데이터가 곧 답이며, JAK 억제제가 환자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이 위험을 상회한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젤잔즈의 특허 만료(2026년)와 경쟁약물 확산을 고려할 때, 화이자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사후 연구 결과는 젤잔즈의 상업적 가치뿐 아니라 JAK 억제제 계열 전반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화이자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