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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모로코 제약산업이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있다. 아민 타흐라위 보건·사회보호부 장관은 최근 2013년 제정된 의약품 약가 규정(Decree No. 2-13-852)의 개정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등록 의약품 가격의 주기적 검토 주기 단축, 제네릭 의약품 가격 연동제 도입, 제조사 이윤율 조정, 그리고 오리지널 의약품당 제네릭 허가 건수 제한 등 굵직한 변화가 포함됐다.


보건부는 약가 개혁을 통해 시장 질서를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약 업계와 약사 단체들은 강력한 반발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개정안 최종안을 곧 마련해 각료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업계 내 갈등이 심화되면서 실제 시행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제네릭 의약품 규제 강화다. 모로코는 인근 국가들에 비해 제네릭 의약품 비중이 높은 편으로, 글로벌데이터의 ‘POLI’ 가격 정보에 따르면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가 제네릭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불필요한 경쟁”으로 규정하며, 오리지널 의약품 한 개당 제네릭 허가를 최대 다섯 개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섯 개를 초과하는 신청이 접수될 경우, 국산 제네릭에 우선권을 주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이 조치가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경쟁 제한으로 인해 약가 인하 효과가 줄고 환자들의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가격 책정 방식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현행 제도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에 최소 인하율(MRR)을 적용해 제네릭 가격을 정하는 구조인데, 이번 개정안은 ‘가격 연동제’를 도입해 첫 번째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 대비 최소 30% 낮게 책정하도록 의무화했다. 특히 항암제나 C형 간염 치료제처럼 고가 치료제가 포함된 T3, T4 등급 약물에서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는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약가 재검토 주기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다. 국제 참조가격(IRP)을 반영하는 과정에서도 더 짧은 주기가 적용되면서, 약가 인하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데이터 POLI 서비스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모로코 내 제네릭 의약품 평균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으며, 2024년에는 오리지널, 바이오시밀러, 제네릭을 아우르는 대규모 약가 인하가 단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환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제약산업 전반에는 복합적인 부담을 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환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약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제조사들은 이윤 감소로 인해 신제품 출시를 주저하거나 공급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해외 제약사에 의존도가 높은 모로코 제약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철수하거나 공급을 줄일 경우, 장기적으로는 의약품 접근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결국 이번 개혁은 약가 인하와 접근성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와, 시장 위축과 공급 불안정이라는 부정적 결과가 충돌하는 양면성을 지닌다. 정부가 제약업계와 환자의 요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가 향후 모로코 제약산업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