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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맞춤형 치료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높은 제조비와 낮은 확장성 때문에 상업화 이후 난관에 부딪혀 왔던 CGT 분야에 로봇 자동화가 해결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미국 헬스테크 기업 멀티플라이 랩스(Multiply Labs)는 최근 협동로봇 기반의 자동화 클러스터를 공개하며 제조비를 기존 대비 74%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다수의 협동 로봇 팔이 병렬로 작동해 세포치료제 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한다. 수작업이 반드시 필요했던 기존 공정을 로봇이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한다. 특히 유니버설 로봇(UR)의 협동로봇 팔을 천장에서 바닥까지 배치하는 독창적 구조를 도입해 클린룸 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멀티플라이 랩스의 기술은 과학자가 직접 수행하는 수작업 과정을 영상으로 학습해 동일한 조건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기존에 승인된 제조 절차를 그대로 따르면서도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어 규제 적합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로봇이 24시간 쉬지 않고 작동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 효율성은 더욱 높아지고, 제조 단가 역시 대폭 낮출 수 있다.


세포치료제는 2017년 노바티스가 킴리아(Kymriah)를 통해 첫 상업화에 성공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후 많은 기업들이 고가의 약가와 제조 효율성 부족으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화이자는 혈우병 B 유전자치료제 베크베즈(Beqvez)를 350만 달러라는 초고가로 출시했지만 낮은 수요와 판매 부진으로 결국 철수했다. 이처럼 CGT 산업은 ‘기술적 가능성’과 ‘경제적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 채 성장의 발목이 잡혀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포치료제 생산을 자동화하기 어려운 이유로 공정의 일관성 문제를 꼽는다. 같은 조건에서 두 명의 연구자가 제조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자동화 투자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멀티플라이 랩스의 협동로봇은 기존 수작업을 그대로 모사하면서도 변동성을 최소화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UR의 폴리스코프(Polyscope)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돼 기존 장비와도 원활히 통합된다. 이를 통해 네 대의 로봇이 동시에 조율되어 공정을 수행하는 방식이 가능해졌고, 클린룸 공간을 절약하면서도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 내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이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나아가 병원 단위에서 소규모 시스템이 도입되면 환자의 샘플을 중앙 제조시설로 보내지 않고도 현장에서 맞춤형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치료 비용 절감뿐 아니라 환자 접근성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는 변화다.


결국 세포·유전자치료제의 미래는 맞춤형 치료의 이상과 경제적 현실의 조율에 달려 있다. 멀티플라이 랩스의 로봇 자동화 기술은 그 간극을 좁히며 CGT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고가로 인해 상업성이 부족했던 희귀질환, 유전질환, 난치성 암 치료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