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ed-hussaini-mDCuzdHh_bw-unsplash.jpg\"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 의과대학 연구진이 인공지능(AI) 기반의 망막 분석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게재되었으며, 망막 노화가 뇌 건강을 반영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표준 안구 영상을 이용해 망막의 생물학적 나이를 추정하는 딥러닝 기반 바이오마커 ‘RetiPhenoAge’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싱가포르 기억력 클리닉에서 모집한 5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망막 생물학적 나이가 높을수록 5년 내 인지 기능 저하 또는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최대 4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망막 노화 지표가 뇌의 신경 퇴행 과정을 반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상관성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3만 3천 명 이상의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통해서도 검증됐다. 장기간 추적 조사 결과, RetiPhenoAge 수치가 높을수록 12년 동안 치매가 발병할 확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했으며, 이는 다양한 인종과 연령대에서도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추가로 뇌 영상과 혈액 단백질 분석을 병행해, RetiPhenoAge와 노화 관련 신경 생물학적 변화 간의 연관성도 규명했다.


연구를 이끈 정칭위 교수(NUS 혁신 및 정밀 안구 건강 센터 소장)는 “RetiPhenoAge는 비침습적으로 개인의 생물학적 노화를 측정해, 인지 건강 관리와 노화 연구 모두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위험군을 식별해 조기 개입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첸 교수(NUS 약리학과, NUHS 기억·노화·인지 센터 소장)는 “치매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저비용·고효율의 대규모 스크리닝 도구가 시급히 요구된다”며 “RetiPhenoAge는 지역사회 기반 치매 검진 체계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병원에서 널리 사용 중인 망막 촬영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별도의 고가 장비 없이도 일상 건강검진에 쉽게 통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성 또한 높다. 연구팀은 현재 아시아 각국을 포함한 다양한 인구 집단에서 이 바이오마커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 환경에 적용해 치매 위험군을 선별하고 생활 습관 개선이나 약물치료 반응을 추적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치매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 전략 마련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