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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기존에는 체중이 건강의 절대 지표로 여겨졌지만, 최근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체지방률보다도 근력과 기능적 체력이 더 중요한 건강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악력(grip strength)’이다. 손을 쥐는 힘을 뜻하는 악력은 단순한 근력의 척도가 아니라, 전신 건강 상태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신체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놀라운 점은 비만한 사람이라도 악력이 높은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조기사망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가 높다고 해서 건강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악력은 단지 팔 힘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손을 꽉 쥘 수 있는 힘은 팔, 어깨, 등, 코어까지 이어지는 상체 전체의 근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악력이 좋다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근육량과 근지구력, 신경근 기능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근육은 단순히 움직임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당 대사 조절, 염증 억제, 호르몬 균형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반면 악력이 낮다는 것은 전신 근육 기능이 떨어졌다는 의미이며, 이는 당뇨병, 고혈압, 심부전, 심근경색, 심지어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악력이 떨어질수록 낙상과 골절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실제 여러 코호트 연구에서 악력이 좋은 고도비만 환자는 악력이 약한 정상 체중 성인보다 사망률과 질병 발생률이 더 낮았으며, 노화 속도도 느리게 나타났다. 이는 건강 관리를 위해 단순히 체중만 줄이려는 접근보다, 근력과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악력은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간단한 악력계로 측정이 가능하며, 특별한 기구 없이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 


수건 짜기, 탄력밴드 운동, 아령이나 물병 들기 같은 일상 속 반복 동작만으로도 손과 팔의 근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전신 근육 운동과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중요한 건 근육이 단순히 외형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몸속 모든 기능을 지키는 보호막이라는 인식의 전환이다. 건강은 숫자가 아니라 기능으로 판단해야 한다. 비만이 있더라도 근육이 튼튼하고 악력이 유지된다면, 당신은 이미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를 가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