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477775597-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제약사 바이엘(Bayer)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호르몬성 갱년기 증상 치료제 ‘엘린자네탄트(Elinzanetant)’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승인으로 해당 신약은 ‘린큐엣(Lynkuet)’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입하게 됐다.


바이엘은 10월 24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린큐엣은 갱년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중등도 이상의 안면홍조(열감)와 야간 발한 등 혈관운동성 증상(Vasomotor Symptoms)을 완화하는 새로운 비호르몬 치료 옵션”이라며 “매일 취침 전 한 번 복용하는 연질 캡슐 형태”라고 밝혔다.


이 약물은 뇌 속 온도 조절에 관여하는 뉴로키닌(NK) 수용체 중 NK1과 NK3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 작용 기전으로 설계됐다. 기존 치료제 중 아스텔라스(Astellas)의 ‘비오자(Veozah)’가 NK3만을 타깃으로 하는 것과 비교하면 작용 범위가 더 넓다. 바이엘은 “두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체온 조절의 불균형을 효과적으로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린큐엣은 올여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을 받은 이후 호주, 캐나다, 스위스에서도 허가를 획득했으며, 현재 유럽연합(EU)과 여러 국가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다음 달부터 공식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FDA 승인은 ‘오아시스(Oasis) 1·2·3’으로 명명된 3건의 후기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오아시스 1과 2 연구에서 린큐엣은 위약 대비 4주 및 12주 시점에서 중등도 이상 열감 증상의 빈도와 강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26주차에는 80% 이상의 환자가 증상 빈도를 절반 이상 줄이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한 수면의 질과 삶의 질 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을 입증했다.


바이엘은 장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62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년간 진행된 오아시스 3 연구를 병행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두통, 피로, 어지럼, 졸림, 복통, 발진, 설사, 근육경련 등이었으며, 전반적으로 내약성은 양호했다. 다만 간효소 수치 상승, 임신 손실 위험, 발작 병력자의 경련 위험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회사는 밝혔다. 임신 중 복용은 금지된다.


린큐엣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지난해 FDA 승인을 받은 아스텔라스의 비오자다. 다만 비오자가 간 손상 위험으로 ‘블랙박스 경고’를 부여받은 반면, 린큐엣은 해당 경고가 없어 안전성 측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엘은 린큐엣의 연간 최대 매출을 10억 유로(약 1조1600억 원)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는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비호르몬 치료제 시장 내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갱년기재단(National Menopause Foundation)의 클레어 길(Claire Gill) 대표 역시 “여성들이 중등도 이상의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하다”며 “이번 FDA 승인은 치료 접근성을 확장하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바이엘은 올해 초 린큐엣의 심사 일정이 약 90일 연기되는 일시적 지연을 겪었으나, FDA는 추가 검토 시간을 요청했을 뿐 ‘승인 가능성’에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갱년기 여성 인구는 약 10억 명에 이르며, 바이엘은 2030년까지 매년 4,700만 명이 새롭게 갱년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여성의 약 80%가 열감 증상을 경험하고, 3분의 1 이상이 중증 증상을 호소하는 만큼, 비호르몬 치료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