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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유아를 대상으로 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후보 ‘SP0125’의 개발을 공식 중단했다. 회사는 6개월에서 22개월 사이의 영유아 약 6,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3상 임상시험에서 독립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가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SP0125는 생바이러스 약화형 백신으로, 비강(코)을 통해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돼 주사 부담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었다. 사노피는 지난해 임상을 시작하며 2027년 말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기대와 달리 효능 확보에 실패했다. 다만 회사는 안전성 측면에서는 “양호한 결과를 보였으며, 백신 관련 호흡기 증상 악화(VAED)나 심각한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노피는 이번 실패로 유아용 RSV 백신 시장 진입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RSV 백신 개발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재 회사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mRNA 백신 후보 ‘SP0256’(RSV와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 동시 표적)과 ‘SP0291’(RSV, hMPV,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3형 동시 표적)을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또한 지난 7월에는 비(mRNA) 플랫폼 기반 RSV 백신 기술을 보유한 영국 바이오텍 ‘Vicebio’를 인수하며 약 11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해 파이프라인을 확장했다.


RSV 백신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확대됐다. 고령자 예방 백신으로는 GSK의 ‘아렉스비(Arexvy)’와 화이자의 ‘애브리쏘(Abrysvo)’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더나의 ‘mRESVIA’가 새롭게 합류했다. 반면 유아용 분야에서는 그동안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단일클론항체 ‘베이포투스(Beyfortus)’가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왔지만, 올해 6월 미국 FDA가 머크(MSD)의 ‘엔플론시아(Enflonsia)’를 승인하면서 경쟁 구도가 새롭게 형성됐다.


이번 SP0125 중단은 유아 대상 RSV 백신 개발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생바이러스 약화형 백신을 비강으로 투여하는 형태는 면역 반응 유도 측면에서 신선한 시도였지만, 면역 미성숙 단계의 영유아에서 충분한 효능을 확보하지 못했다. 면역학적으로 미성숙한 연령대는 백신 반응이 불안정하며, 모체이전항체나 초기 감염력 등의 요인으로 면역 형성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RSV 백신 개발은 수십 년째 제약사들의 난제로 남아 있다.


사노피 입장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기적으로 타격이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령자 대상 mRNA 백신과 차세대 비mRNA 백신 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RSV를 포함한 호흡기 감염 예방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통해 유아 대상 감염병 백신 개발의 복잡성과 시장 리스크를 재확인하게 됐다고 평가한다. 백신이 단순히 ‘효과적’이라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인 면역 지속성과 안전성까지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RSV 백신 연구는 과거 백신연관호흡기질환(VAED) 사례로 인해 임상 설계와 데이터 검증이 매우 엄격하게 진행된다.


사노피의 SP0125 중단은 단일 실패를 넘어, 영유아 예방접종 연구의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제약업계가 RSV 예방 전략을 성인, 산모, 유아 등 세분화된 집단별 맞춤 접근으로 전환해야 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RSV 예방 시장이 단일 백신 중심이 아닌, 항체 예방제와 백신을 병행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유아용 RSV 백신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도, 사노피가 보유한 고령자 백신 후보군과 항체 예방제 베이포투스가 여전히 글로벌 RSV 시장의 중심축임을 확인시켰다. 사노피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영유아 면역 연구의 과학적 이해를 더욱 심화하고, 향후 더 나은 예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