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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졌거나 보폭이 좁아지고 중심이 자꾸 흔들린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보다는 뇌 기능의 이상 신호로 바라봐야 한다. 최근 의료계에선 ‘걸음걸이의 변화가 치매를 예측하는 조기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며 주목받고 있다. 뇌는 단순히 생각만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다. 


보행, 균형, 방향 감각, 속도 조절 등도 모두 인지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전두엽과 해마의 기능이 저하될 경우, 신체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도 같이 떨어지며 무의식적으로 걷는 패턴이 달라지게 된다. 실제로 초기 치매 환자들의 걸음은 느려지고, 한쪽으로 기울거나 발을 끌며 걷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걷는 중간에 멈칫하거나 다음 발을 내딛는 타이밍이 불규칙해지는 것도 대표적인 이상 신호다. 한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보행 속도와 보폭을 측정한 결과, 걷는 속도가 느리고 보폭이 좁은 이들이 3~5년 내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로 발전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다는 데이터도 확인됐다. 


특히 걷는 도중 방향을 바꾸거나 장애물을 피하는 상황에서 균형을 잘 잃는 경우, 뇌의 전두엽 기능 저하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치매 초기 진단의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한 걸음걸이’를 치매의 하나의 증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조기 발견을 위한 유용한 실마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가족이나 지인이 평소와 다른 보행 패턴을 보인다면, 무심코 지나치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균형 감각과 하지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 코어 강화 운동은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매는 한순간에 발병하는 질환이 아니라, 서서히 변화를 알리는 신호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신호는 말보다 걷는 모습에서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오늘 부모님의 걸음걸이를 한 번 유심히 바라보자. 휘청이는 발걸음이, 침묵 속 치매의 속삭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