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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항우울제가 신체 대사와 생리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약물별로 상당히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약물은 체중, 혈압, 심박수, 간 수치 등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였으며, 이러한 차이는 임상에서 약물 선택 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 웰컴트러스트(Wellcome Trust), 의학연구위원회(MRC) 등이 지원했으며, 《랜싯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2025년 4월까지 MEDLINE, EMBASE, PsycINFO, ClinicalTrials.gov, FDA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 국제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총 15개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과 17건의 FDA 보고서를 포함해 58,534명의 환자 데이터가 활용됐다. 비교된 항우울제는 총 30종으로, 치료 기간의 중앙값은 8주였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단독요법이 체중, 콜레스테롤, 혈당, 심박수, 혈압, 심전도 QTc, 나트륨·칼륨 수치, 간효소(AST·ALT·ALP), 빌리루빈, 요소, 크레아티닌 등 13가지 생리학적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우울제 간 생리적 변화 폭이 상당히 다름이 확인됐다. 아고멜라틴(agomelatine)과 마프로틸린(maprotiline) 간에는 평균 4kg의 체중 변화 차이가 나타났으며, 플루복사민(fluvoxamine)과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간에는 심박수 변화가 21bpm 이상 차이났다. 또한 노르트립틸린과 독세핀(doxepin) 간에는 수축기 혈압에서 11mmHg 이상 차이가 있었다.


파록세틴(paroxetine), 둘록세틴(duloxetine), 데스벤라팍신(desvenlafaxine), 벤라팍신(venlafaxine) 등 일부 약물은 체중 감소와는 별개로 총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둘록세틴은 혈당 상승도 함께 나타났다. 간 효소 수치와 관련해서는 둘록세틴, 데스벤라팍신, 레보밀나시프란(levomilnacipran) 투여군에서 AST, ALT, ALP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관찰되었으나, 임상적으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었다. 반면, QTc 간격·나트륨·칼륨·요소·크레아티닌 등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령과 체중에 따른 반응 차이도 주목됐다. 기저 체중이 높은 환자일수록 항우울제 복용 후 수축기 혈압과 간 효소 수치 상승이 컸으며, 고령 환자에서는 혈당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항우울제 복용 후 우울 증상의 개선 정도와 대사 이상 간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었다.


연구진은 “항우울제는 약물마다 생리적 부작용이 뚜렷이 다르며, 특히 심혈관 및 대사계 영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며 “현재 임상 가이드라인이 이러한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개별 환자 특성에 따른 약물 선택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기저 체중이나 연령, 간 기능 등 환자 요인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장기 치료 환자의 경우 정기적인 대사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항우울제 처방 시 단순히 정신과적 효과뿐 아니라, 신체 생리적 안전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한 최초의 종합 네트워크 메타분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