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638474182-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바이오텍 브릿지바이오(BridgeBio Pharma)가 희귀 유전성 근육질환 치료제 ‘BBP-418’의 임상 3상에서 모든 주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FDA 신약 승인 가능성에 한층 가까워졌다. 회사는 이번 데이터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은 하지대부 근이영양증 2I형/9형(Limb-Girdle Muscular Dystrophy type 2I/R9, LGMD2I/R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질환은 FKRP 유전자 변이로 인해 근육세포를 안정화하는 단백질 알파-디스트로글라이칸(αDG)의 당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근육 약화와 손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희귀질환이다.


BBP-418은 결핍된 효소의 기질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αDG의 정상 당화를 회복시켜 근육 손상을 억제하거나 정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임상에서 모든 1차 및 2차 평가항목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치료 3개월차에 αDG의 당화 수준이 1.8배 증가했으며, 이 수치는 12개월까지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유지됐다. 회사는 지난해 투자자 행사에서 5% 증가를 기본 목표, 1.5배 상승을 낙관적 시나리오로 제시한 바 있어, 이번 결과는 이를 훨씬 상회한 것이다.


또한 근육 손상 지표인 혈중 크레아틴 키나아제(CK) 수치가 12개월 만에 82% 감소했다. 브릿지바이오가 사전에 설정한 기대치는 40~50% 수준이었기 때문에, 실제 결과는 “최상의 성과”로 평가됐다. 이 같은 생물학적 개선은 실제 환자 기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12개월차 임상 중간분석에서 보행 및 폐기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이다. 환자들은 100m 보행 테스트에서 더 빠른 속도를 기록했으며, 폐활량 등 호흡기능 검사에서도 향상된 결과를 보였다.


브릿지바이오 산하 ML바이오솔루션스(ML Bio Solutions)의 최고의료책임자 더글러스 스프로울(Douglas Sproule) 박사는 “FDA가 αDG를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의 대리 바이오마커(surrogate biomarker)로 인정한 만큼, 이번 결과는 신속 허가 근거로 충분하다”며 “바이오마커 개선뿐 아니라 임상적 기능 개선까지 입증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에버코어 ISI 분석팀은 이번 결과를 “예상치를 완전히 뛰어넘은 최고 수준의 결과(blowout best-case outcome)”로 평가하며, “브릿지바이오가 복수의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안전성 세부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회사는 “전반적으로 약물은 잘 내약되었으며, 새로운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전 2상에서 보고된 위장관 관련 부작용의 빈도와 지속 여부는 추후 학회 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올해 안에 FDA와 미팅을 진행하고, 2026년 상반기 중 승인 신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승인을 획득할 경우, 이미 시장에 출시된 심근병증 치료제 ‘Attruby’(아트루비)에 이어 회사의 두 번째 핵심 성장 축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BMO 캐피털마켓은 올해 2월 보고서에서 BBP-418과 또 다른 후보물질 ‘엔칼레렛(Encaleret)’의 합산 피크 세일즈를 17억 달러(약 2조3천억 원)로 전망한 바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이번 결과는 단순히 희귀질환 치료제의 성공을 넘어, 효소 결핍 질환에 대한 대체 기질 공급 전략(substrate replacement therapy)의 임상적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FDA와의 논의를 통해 신속승인 절차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는 희귀근육질환 분야에서 10년 만에 등장한 가장 의미 있는 임상 데이터”라며 “환자들의 근기능 유지와 삶의 질 개선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