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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가 간질환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 ‘대사 이상 연관 지방간염(MASH,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hepatitis)’을 적응증으로 하는 조건부 가속 승인(conditional accelerated approval)을 부여했다.


이번 승인은 간섬유화 2~3단계(F2/F3)의 진행된 지방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및 3상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주 1회 2.4mg 피하주사로 투여된 세마글루타이드는 간내 지방축적(hepatic steatosis) 감소, 염증 억제, MASH 해소, 간섬유화 개선 등 다방면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이 같은 간 개선 효과는 체중 감소와 함께 혈당 조절·지질 대사 개선·심혈관 및 신장 기능 보호 등 전신 대사 건강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즉, 세마글루타이드가 단순한 간질환 치료제를 넘어 ‘대사 질환 통합 치료제’로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진은 “세마글루타이드는 체중 감소를 통한 간 지방 축소뿐 아니라, 염증과 섬유화의 진행을 억제함으로써 MASH 환자의 예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만 또는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간·심혈관·신장 보호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대사질환이 복합적으로 얽힌 고위험군에서의 1차 치료제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당초 비만치료제(상품명 ‘위고비’, Wegovy)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오젬픽’, Ozempic)로 널리 사용돼 왔으며, 이번 MASH 승인으로 치료 영역이 간질환으로 확장됐다. 임상에서 확인된 주요 효과는 다음과 같다. 간 지방 축소 및 염증 완화: 간세포 내 지방 방울 축적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조직학적 염증 소견이 개선되었다.


MASH 해소 및 섬유화 완화: 다수의 환자에서 조직학적으로 MASH의 소실(resolution)이 관찰됐고, 섬유화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

대사·심혈관 이점: 인슐린 감수성 개선, 공복혈당·HbA1c 감소, LDL 콜레스테롤 저하, 혈압 안정화, 체중 평균 10~15% 감소 등 폭넓은 전신 효능 확인. 안전성 측면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기존 GLP-1 계열 약물과 유사한 프로파일을 보였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복부 팽만 등 위장관 증상이었으며, 대부분 경미하거나 일시적이었다.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장기 복용에 따른 내약성(tolerability), 치료 지속률(retention rate), 임상적 사건 발생 등에 대한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세마글루타이드가 간경변(cirrhosis) 단계에서 손상된 간세포를 직접 회복시키는지, 혹은 근육량 감소 위험이 있는 고령·저체중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가 “대사질환 개선을 통한 간 기능 보호 치료제”로 인식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즉, 말기 간질환보다는 대사 이상이 뚜렷한 중등도 섬유화 환자(F2~F3)에서 간 합병증을 예방하는 1차 치료제로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사용 시 체중·간 효소(AST, ALT)·간 지방량·간 경도(탄성도) 등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맞춤형 용량 조절과 치료 반응을 평가할 것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승인으로 지방간염 치료의 핵심 축이 ‘간 중심’에서 ‘대사 중심’으로 이동했다”며 “심혈관, 신장, 대사 건강을 포괄하는 통합 치료 전략이 간질환 관리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