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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십 년간 심장 건강을 위해 지방을 줄이라는 권고가 이어져 왔지만, 최근 연구들은 ‘지방=건강의 적’이라는 통념을 흔들고 있다. 특히 유제품에 한해서는, 전지방(whole-fat) 제품이 오히려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은 ‘젊은 시절 전지방 유제품 섭취가 이후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3,1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젊은 성인 관상동맥 위험 개발 연구(CARDIA)’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으며, 《Journal of Nutrition》에 게재됐다.


연구 대상자는 1980년대 중반, 나이 18~30세 시점에 처음 식습관 조사를 받았고, 이후 25년간 추적 관찰됐다. 연구팀은 다양한 통계 모델을 이용해 전지방, 저지방, 전체 유제품 섭취량과 관상동맥 석회화(artery calcification) 위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결과는 기존의 식이 가설과 상반됐다. 전지방 유제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동맥 석회화 발생 위험이 24% 낮았다. 반면, 저지방 또는 전체 유제품 섭취량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또 하나의 흥미로운 변수를 발견했다.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하자 전지방 유제품의 보호 효과가 약간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지방 유제품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약간 더 낮은 BMI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체중 관리와 유제품 섭취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이선 캐넌(Ethan Cannon) 연구원은 “젊은 시절 전지방 유제품을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은 수십 년 후 초기 심장질환 위험이 낮았다”며 “영양학에서는 오랫동안 포화지방(saturated fat)을 우려해왔지만, 식품 전체의 효과는 개별 영양소의 영향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이번 연구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기존의 ‘저지방 식단’ 중심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전문가들은 유제품 내 특정 지방산, 미세 생리활성물질(bioactive compounds) 등이 심혈관 보호 작용을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는 전지방 유제품에 포함된 지방산 조성이나 생리활성 성분이 혈관 건강에 미치는 구체적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 개별 성분이 아니라, ‘식품 그 자체의 조합적 효과’를 이해하려는 최근 영양학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음식의 전체적인 품질과 섭취 패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