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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3D 바이오프린터의 탄생에 영감을 주었다. 캐나다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 연구진이 지름 2.7mm 크기의 초소형 3D 바이오프린터를 개발했으며, 이 장치는 향후 성대나 인체 내부의 손상 부위에 하이드로겔(재생성 생체재료)을 정밀하게 주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 결과는 10월 29일 국제학술지 Device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바이오프린터는 외과용 내시경을 통해 인체 내부로 진입해 인공 성대 모델에 하이드로겔을 정밀하게 적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를 이끈 생체공학자 스벤 그로엔(Swen Groen) 박사는 “이번 연구는 바이오프린터가 실제 성대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사례”라며 “기존 프린팅 기술이 외부 조직 복원에 국한됐다면, 이번 기술은 내부 재생치료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코끼리의 코(elephant trunk)’에서 착안한 유연한 로봇형 구조다. 기존의 3D 프린터는 직선형 노즐을 사용해 좁고 굽은 인체 내부에 접근하기 어려웠지만, 이번 장치는 길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로봇 팔 형태로 설계돼 내시경을 따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초기에는 직경 8mm 크기의 프로토타입으로 출발했으나 수년간의 미세화 과정을 거쳐 2.7mm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로엔 박사는 “수술용 스코프의 내경이 1cm 미만이기 때문에, 그 안으로 들어갈 만큼 작고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최대 난제였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성대 수술 후 섬유화로 인한 음성 회복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로 주목받는다. 성대 조직이 수술 후 딱딱하게 변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하이드로겔을 주입하는 치료가 연구되고 있지만, 좁은 시야와 조작 한계 때문에 정확한 주입이 어려웠다. 이번 초소형 바이오프린터는 내시경 끝에서 로봇 팔처럼 움직이며 손상 부위에 하이드로겔을 정밀 분사할 수 있어, 실제 외과 시뮬레이터에서 인공 성대를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 이브라힘 오즈볼랏(Ibrahim Ozbolat) 교수는 “이 장치는 내부 조직 복원을 위한 첫 실용적 바이오프린터로, 기존의 외부 접근 방식과 달리 내부 손상 부위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성대 외에도 식도, 혈관, 두개저 손상 등 복잡한 구조의 내부 재생치료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하이드로겔은 인체 세포외기질(ECM) 구조를 모사해 세포 성장과 조직 복원에 적합하며, 향후 줄기세포나 성장인자 주입에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 3D 바이오프린팅의 한계였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 좁은 수술 공간에서도 손상 부위만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그로엔 박사는 “이번 기술의 목표는 외과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손과 시야를 확장하는 것”이라며 “향후 줄기세포와 다양한 생체물질을 조합해 맞춤형 재생의료의 기반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를 “의학적 미세공학의 정점이자 인체 내부 재생치료의 새 시대를 여는 기술”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