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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성인 절반 이상이 술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암센터(The University of Texas MD Anderson Cancer Center) 연구진은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약 7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2.9%가 “술이 암 위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 JAMA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조사는 2024년 미국 보건정보 동향조사(Health Information National Trends Survey)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됐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48세였으며, 여성 48.4%, 백인 60.7%, 히스패닉 17.5%, 흑인 11%가 포함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난 한 달 내 술을 마신 경험이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1%만이 “음주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고, 오히려 1%는 “음주가 암 위험을 낮춘다”고 잘못 알고 있었다.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최근 음주를 한 사람일수록 “술이 암과 무관하다”고 답할 확률이 높았으며, 암이 치명적이지 않거나 예방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들 또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산제이 셰테(Sanjay Shete) 교수는 “음주자일수록 ‘술이 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믿는다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며 “사람들의 인식이 건강행동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러한 잘못된 믿음을 바로잡는 것이 알코올 관련 암 발생을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Group 1 carcinogen)’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담배, 석면, 방사선 등과 같은 등급으로, 명확한 발암 근거가 있는 물질을 뜻한다. 실제로 알코올 섭취는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최소 7가지 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전 세계 신규 암 발생의 약 5.5%, 암 사망의 5.8%가 음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특히 흡연자,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고졸 이하), 흑인층, 그리고 암이 예방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집단에서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더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는 건강 정보 접근성과 사회경제적 요인, 교육 격차가 건강 인식 수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미국 보건당국은 최근 발표한 ‘2025 외과의사 총괄 권고(US Surgeon General’s Advisory)’에서 성인의 음주량을 하루 1잔 이하로 제한하고, 가능한 한 음주를 줄일 것을 권장했다. 연구진은 “이번 조사 결과는 정부와 의료기관이 올바른 정보 교육과 경고 라벨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인식 조사에 그치지 않고, 국민 건강정책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술이 사회적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은 현실에서, 음주의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알리고 개인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