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7ef370f-c0e5-4c34-a7a6-98de0ab1d542.jpg\"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다는 건 이미 여러 통계에서 확인된 사실이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의 기대수명은 남성보다 5~7년 정도 더 길다. 그렇다면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단순히 여성이 더 약하게 보이기 때문에 보호받아 오래 사는 게 아니라,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생물학적·행동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첫 번째로 지목되는 건 염색체 차이다. 여성은 XX 염색체, 남성은 XY 염색체를 가지는데, 이때 X염색체는 세포 손상 복구와 관련된 유전자가 풍부하다. 여성은 두 개의 X염색체를 가지고 있어, 한쪽 유전자가 손상돼도 다른 X염색체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반면 남성은 단 하나의 X염색체만 갖고 있어, 돌연변이나 세포 노화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한 호르몬의 차이도 생존력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여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폐경 전 여성은 심장병 발병률이 남성보다 훨씬 낮다. 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 경쟁심, 위험 감수를 높이는 반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 반응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행동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통계적으로 남성은 여성보다 위험한 일을 더 많이 하고, 음주·흡연 비율도 더 높다. 예방적 건강검진 참여율, 병원 방문 횟수도 여성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실제로 사망률이 높은 간질환, 폐질환, 교통사고, 자살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위험은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


최근에는 면역 체계의 차이도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연구에서 여성은 선천적 면역 반응이 남성보다 강하며, 백신에 대한 반응률도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면역력의 차이는 특히 감염병 대유행 시기에 생존율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여성의 치명률이 남성보다 낮았다는 통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이 외에도 여성은 사회적 관계망이 더 넓고 정서적 지지 체계가 강해, 스트레스 완화와 정신 건강에 더 유리한 환경을 갖추는 경향이 있다. 결국 여성의 수명이 더 긴 이유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유전자, 호르몬, 면역, 행동습관, 사회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가 유기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남성도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고 건강검진, 스트레스 관리, 금연·절주, 규칙적 운동을 통해 수명 연장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유전은 바꿀 수 없어도 습관은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