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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HER2 양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 Enhertu)이 1차 치료제로서 표준요법 대비 질병 진행과 사망 위험을 절반 이하로 낮춘 임상 결과가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DESTINY-Breast09 3상 임상 중간 분석으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공동 수행했다. 연구에는 이전 HER2 표적치료나 항암화학요법 경험이 없는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1,170여 명이 참여했으며,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퍼투주맙 병용군(383명)과 표준요법인 택산+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 병용군(THP군, 387명)으로 무작위 배정됐다.

 

중간 분석 기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병용군의 중앙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40.7개월, THP군은 26.9개월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44% 감소(HR=0.56, 95% CI 0.44~0.71, P<0.00001)했다. 이는 사전에 설정된 통계적 우월성 기준을 충족하며 HER2 양성 유방암 1차 치료에서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병용군이 85.1%로, THP군의 78.6%를 상회했다.

 

완전 반응률(CR)은 15.1% 대 8.5%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으며, 반응 지속기간(DOR) 역시 39.2개월 대 26.4개월로 길었다. 연구진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전이 HER2 표적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상반응은 기존 보고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은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병용군 63.5%, THP군 62.3%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가장 흔한 부작용은 호중구감소증, 저칼륨혈증, 빈혈 등이었다.

 

다만 간질성폐질환(ILD) 또는 폐렴이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병용군의 12.1%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 경증이었지만 사망 사례가 2건 보고됐다. 연구진은 “ILD는 드물지만 잠재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어 치료 중 폐 합병증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이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의 1차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으로, 기존 표준요법인 THP 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HER2 표적치료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질병 진행이 빠른 환자에서도 장기 생존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올해 하반기 FDA에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승인 시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은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ILD 관리와 병용요법 최적화, 장기 생존 데이터 확보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HER2 치료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번 결과는 향후 HER2 표적 항암치료의 새로운 세대를 여는 결정적 분기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