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2194103915-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백신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제약사 머크(Merck & Co.)가 출시한 성인용 폐렴구균 백신 ‘캡백시브(Capvaxive)’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머크는 10월 25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캡백시브 매출이 2억4400만 달러(약 3400억 원)”라고 밝히며, 전분기 대비 90%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은 5억3000만 달러를 돌파해 신제품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머크 최고재무책임자 캐롤라인 리치필드(Caroline Litchfield)는 “캡백시브는 초기부터 폭발적인 수요를 보이며 회사의 차세대 핵심 백신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캡백시브는 세계 최초의 ‘성인 전용’ 폐렴구균 백신으로, 지난해 10월 미국 CDC가 50세 이상 성인에 대한 접종을 공식 권고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머크는 이를 통해 화이자의 프리베나 20(Prevnar 20)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머크는 “캡백시브가 예방하는 21개 혈청형은 50세 이상 성인 폐렴구균 질환의 84%를 차지해 프리베나 20의 52%보다 넓은 보호 범위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두 백신의 직접 비교 임상은 아직 없으며, CDC 권고와 역학적 근거에 기반한 선택지로 평가된다. 머크의 다른 백신 제품군은 부진했다. HPV 백신 ‘가다실(Gardasil)’은 중국 시장 둔화로 매출이 전년 대비 24% 감소했으며, 소아용 백신(MMR II·프로쿼드·바리벡스)도 3%, 기존 폐렴구균 백신 ‘박스뉴번스(Vaxneuvance)’는 6% 줄었다. 이 가운데 캡백시브의 성장이 머크 백신 부문의 하락세를 상쇄하며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 반면 사노피는 독감 백신 수요 감소로 8%, GSK는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Shingrix)’ 미국 내 판매 부진으로 15% 감소했으나 해외 수요 덕에 전체 매출은 2% 상승에 그쳤다.

 

머크는 캡백시브를 향후 특허 만료가 예정된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의 공백을 메울 핵심 신성장 축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전체 매출은 173억 달러로 시장 전망(170억 달러)을 상회했으며, 키트루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7%로 전분기 대비 4%p 감소했다. 이는 신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머크는 올해 매출 전망을 647억5000만 달러로 다소 하향했지만, 신규 제품군이 중장기적으로 매출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외에도 심혈관·호흡기·암 치료제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 ‘윈레바이어(Winrevair)’는 전년 대비 141% 증가한 3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신약 ‘웰리레그(Welireg)’는 42% 상승한 1억96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최근 인수한 베로나파마(Verona Pharma)의 COPD 치료제 ‘오투베이어(Ohtuvayre)’도 장기 성장 포트폴리오에 편입됐다. 업계는 머크가 캡백시브를 통해 침체된 백신 시장 속에서도 “성인 백신의 새로운 수요층을 창출하며 백신 사업의 재도약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리치필드 CFO는 “2026년 이후 머크의 성장세는 캡백시브 같은 신규 백신이 이끌 것”이라며 “성인용 백신 시장이 머크의 차세대 핵심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