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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피부가 나이를 먹으면 얇아지고 상처 회복이 더뎌지는 이유가 단순한 세포 노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피부 속 미세혈관을 지탱하는 대식세포(macrophage)가 나이가 들며 줄어들고, 이로 인해 혈류 회복 능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화된 피부에서도 특정 성장인자를 이용해 이 대식세포를 다시 활성화하면 미세혈류가 회복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생쥐의 발바닥 피부를 대상으로 1개월에서 24개월까지 연령별 변화를 추적했다. 살아 있는 조직을 반복 관찰할 수 있는 ‘이광자 현미경(intravital two-photon microscopy)’ 기술을 활용해 피부 속 모세혈관과 그 주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나이가 들수록 모세혈관 주변에 존재하는 ‘모세혈관 연관 대식세포(CAM, capillary-associated macrophage)’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밀도가 낮은 부위일수록 혈류가 잘 막히고 회복이 늦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세포 손실이 아니라 ‘니치(niche)’ 수준의 면역조직 노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부는 표피와 진피 상층, 하층에 다양한 거주 대식세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이 혈관의 수리와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이들의 자기 재생 능력이 떨어지고, 새로 분포하는 능력도 제한돼 혈관망 곳곳에 공백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진은 ‘CSF1–Fc’라는 성장인자를 4일간 피하 주사했다. 이 물질은 대식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돕는 인자로, 투여 후 피부의 대식세포 밀도와 모세혈관 기능을 함께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노화된 생쥐의 피부에서 대식세포가 증가했고, 막힌 모세혈관의 회복 속도와 혈류 흐름이 현저히 개선됐다.


즉, 노화로 인한 피부의 미세혈관 기능 저하는 단순히 혈관 구조의 약화가 아니라 ‘면역세포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를 되살리면 젊은 피부처럼 혈류 회복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생쥐 모델에 국한돼 있으며, 사람 피부에 직접 적용된 실험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람의 가슴 피부를 대상으로 한 보조 실험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확인했다. 40세 미만과 75세 이상 참가자를 비교했을 때, 노년층의 피부에서 모세혈관 주변 대식세포 수가 현저히 적었다. 이는 인간 피부에서도 동일한 메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 에 게재되었으며, 연구진은 “대식세포의 재생 한계가 조직 노화의 초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소 면역세포 회복을 통한 조직 젊음 회복 전략이 새로운 노화 치료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미세혈관 기능 개선이 확인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처 치유나 혈관성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 단순히 피부 미용이 아닌, ‘세포 수준의 재생 의학’으로 노화를 다루는 접근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