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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가 최근 발표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55세 미만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이 사용된 호르몬 치료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 45만 9천여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분석으로, 폐경기 증상 완화나 자궁·난소 절제 후 호르몬 불균형을 조절하기 위해 시행되는 대표적 치료 방식들이 유방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비교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두 가지 주요 호르몬 치료법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E-HT)’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병용요법(EP-HT)’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받은 여성은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약 14% 낮았다. 특히 젊은 연령에서 치료를 시작하거나 장기간 치료를 지속한 여성일수록 예방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반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병용한 EP-HT 요법을 받은 여성은 유방암 위험이 약 10% 높았으며, 2년 이상 장기 사용자의 경우 위험률이 18%까지 상승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자궁과 난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궁이나 난소를 절제하지 않은 여성은 병용요법을 사용할 경우 유방암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난 반면, 자궁 절제술을 받은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이 비교적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이는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이 자궁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자궁이 없는 여성에게만 권장된다는 기존 임상지침과도 일치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도 위험도를 제시했다.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은 여성의 유방암 누적 위험은 4.1%였고,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사용한 여성은 3.6%로 낮았다. 반면 병용요법을 사용한 여성은 4.5%로 높게 나타나, 치료 유형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는 호르몬 치료가 단순히 증상 완화 수단을 넘어, 장기적인 건강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NIEHS의 케이티 오브라이언 박사는 “호르몬 치료는 폐경기 증상이나 수술 후 호르몬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치료 방법에 따른 위험도를 명확히 보여준 만큼, 환자와 의료진이 근거 기반의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데일 샌들러 박사는 “모든 여성에게 동일한 치료법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며 “특히 자궁과 난소가 온전한 여성의 경우 병용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반드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 치료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호르몬 치료의 이점과 위험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주로 폐경 이후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를 55세 미만 여성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향후 호르몬 치료의 연령별·기간별 안전성 평가를 통해 여성 건강 관리 지침을 보완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의료계가 개인별 상황에 맞춘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이번 결과는 호르몬 치료가 단순히 증상 완화를 넘어, 장기적인 건강 위험 관리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연령, 자궁 상태, 치료 기간, 가족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호르몬 요법’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