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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웨덴 전역의 여성 약 210만 명을 14년간 추적한 대규모 연구에서 피임약의 호르몬 조합에 따라 유방암 발생 위험이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호르몬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은 비복용자보다 유방암 위험이 평균 24% 높았으며, 특히 프로게스틴 단독 피임제와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 계열 약제에서 위험이 가장 컸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국립보건청이 주도하고 《JAMA》에 게재된 인구 기반 전수 코호트 연구로, 2006년부터 2019년까지 유방암이나 생식기 질환 병력이 없는 13~49세 여성 2,095,1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3년간 2,102만 인년(person-years)의 추적 결과, 총 16,385건의 유방암이 새로 진단됐다. 호르몬 피임제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여성은 비사용자 대비 1.24배(95% CI 1.20~1.28) 높은 발병 위험을 보였으며, 이는 약 7,752명당 1명꼴의 추가 발생에 해당한다. 피임약 종류별로는 복합 피임제(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사용자에서 1.12배, 프로게스틴 단독 피임제 사용자에서 1.21배로 단독 제형의 위험이 더 컸다. 특히 데소게스트렐 단독제는 위험도가 1.18배, 복합제는 1.19배로 가장 높았으며, 데소게스트렐 대사산물인 에토노게스트렐(etonogestrel) 함유 피하이식형 피임제 역시 1.22배로 유의한 상승을 보였다.

 

반면,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 복합 경구제는 1.09배, 52mg 자궁내 장치는 1.13배로 비교적 낮았다. 주사제, 질내 링, 드로스피레논 복합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호르몬 제형의 종류, 체내 흡수 경로, 프로게스틴의 농도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에리카 앤더슨 교수는 “호르몬 피임제 사용으로 인한 유방암의 절대위험 증가는 크지 않지만, 프로게스틴 종류에 따라 최대 10~20%의 차이를 보이는 점은 임상적으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피임약을 단순히 하나의 범주로 보지 말고, 성분별·투여경로별로 세분화해 처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복용 기간이 길수록 누적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복용 중단 후 수년이 지나면 위험이 점차 감소했다. 유방암 진단의 중앙 연령은 45세로, 장기복용군에서의 예방적 검진 필요성이 제기됐다.

 

앤더슨 교수는 “젊은 여성의 단기 사용은 위험이 거의 없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40대 이상에서는 정기 유방검진이 권장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피임약 공포를 조장하기보다 개인 맞춤형 처방의 중요성을 강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유방암 위험은 모든 피임약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연령, 가족력, 복용 기간, 호르몬 감수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피임 선택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 보건등록체계와 약물처방 데이터베이스를 연계한 최초의 국가 단위 분석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된 최신 코호트 연구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