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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등도에서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혁신을 가져온 생물학적 제제 듀필루맙(dupilumab)과 트랄로키누맙(tralokinumab)이 일부 환자에서 예상치 못한 건선(psoriasis)과 혈청음성 척추관절병(seronegative spondyloarthropathy, SpA)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드물지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역설적 부작용(paradoxical adverse event)’의 실태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유럽과 북미 10개 이상 피부과 전문센터에서 16주 이상 듀필루맙 또는 트랄로키누맙 치료를 받은 아토피피부염 환자 6,6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듀필루맙 투여군 5,899명 중 78명(1.32%), 트랄로키누맙 투여군 769명 중 16명(2.08%)에서 새롭게 건선이 발생했으며, 척추관절병은 각각 17명(0.29%)과 1명(0.13%)에게서 보고됐다. 평균 발병 시점은 듀필루맙군이 약 58주, 트랄로키누맙군은 28주로 치료 시작 후 수개월에서 1년 내에 나타났다.

 

두 약물은 IL-4와 IL-13 신호를 차단해 Th2 면역반응을 억제하지만,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Th1·Th17 면역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되며 건선이나 관절염 같은 Th17 우세 질환이 촉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항-TNF제 투여 후 일부 환자에서 건선이 발생하는 것과 유사한 역설적 염증 반응으로 해석된다. 건선이 발생한 환자 대부분은 국소 스테로이드나 비타민D 유도체 연고 치료로 호전됐으나 약 20%는 메토트렉세이트(MTX)나 단기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변이 심했다.

 

일부는 생물학제 치료를 중단하고 JAK 억제제(우파다시티닙, 아브로시티닙 등)로 전환해야 했다. SpA가 발생한 환자들은 요통, 아침 강직, 말초 관절 통증을 호소했고, 영상검사에서 천장관절염이 확인된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주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NSAIDs)나 스테로이드로 치료받았으며, 약 40%는 질환 악화로 JAK 억제제로 변경했다. 연구팀은 “아토피 치료 중 관절통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 통증이 악화되면 SpA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탈리아 밀라노대 피부면역학팀은 “듀필루맙과 트랄로키누맙은 여전히 중증 아토피의 표준치료로서 안전성이 확립돼 있지만, 소수 환자에서 건선이나 관절병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장기 투여 시 피부와 관절 증상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피부 병변이 나타날 경우 단순 아토피 재발로 단정하지 말고 조기 피부생검과 면역학적 검사를 통해 감별진단을 시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생물학제 장기 사용이 늘면서 면역계 균형 변화에 따른 이차 염증 반응이 실제로 관찰되고 있다”며 “환자 개개인의 면역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생물학제 처방이 향후 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제의 장기 안전성 관리와 부작용 대응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