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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항정신병제나 항구토제 등 일부 약물이 약물 유발 운동장애(Drug-Induced Movement Disorders, DIMDs)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남성, 33세 이하 젊은 환자, 그리고 메토클로프라미드·아리피프라졸·리스페리돈 등 특정 약물을 복용한 경우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부작용 보고 시스템(FAERS)에 등록된 20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DIMDs 관련 약물 위험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의료진이 이들 약물을 처방할 때 환자의 연령, 성별, 병용 약물에 대해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2004년 1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의 FAERS 데이터 중 약물 유발 운동장애 관련 보고 13만 8천여 건을 추출해 분석했다. 운동장애는 파킨슨 증후군, 진전, 근긴장이상, 지연성 운동장애, 근육 강직 등으로 보고됐으며, 총 148종의 약물이 DIMDs와 통계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62종이 독립적인 고위험 약물로 판정됐고, 대표적으로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리스페리돈(Risperidone), 퀘티아핀(Quetiapine), 레보도파/카비도파(Levodopa/Carbidopa)가 포함됐다. 이들 약물은 항구토제, 항정신병제, 파킨슨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임상적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령·성별 분석에서는 33세 이하 환자와 남성에서 DIMDs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약물 대사, 호르몬 영향, 또는 복용 패턴의 차이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항정신병제 복용 중 운동장애가 발생한 사례는 남성에서 더 높게 보고됐으며, 이는 파킨슨병의 성별 역학과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로지스틱 회귀모델의 예측력(AUC)은 0.724로 신뢰할 만한 수준이었다. 약물 유발 운동장애는 복용 중 또는 복용 종료 후 수개월이 지나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초기에는 손떨림이나 근육 긴장 증가 같은 경미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상에 영향을 주는 만성 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진은 “특정 약물을 장기간 복용 중 운동 이상이 나타나면 용량 조정이나 대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항정신병제, 항구토제, 파킨슨 치료제를 병용 중인 환자는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또한 “DIMDs의 일부는 약물 중단 후에도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사례 수집이 아니라 20년간의 FDA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계 모델을 결합한 대규모 분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의사들에게 부작용 인식을 높이고, 규제기관이 특정 약물에 대한 경고 문구 강화나 가이드라인 개정을 검토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이미 메토클로프라미드 등 고위험 약물에 장기 투여 제한과 경고 라벨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동장애를 노화나 질병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약물 부작용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고위험 약물 리스트 공개와 의료진 교육이 부작용 예방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