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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니큐어(uniQure)의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유전자치료제 AMT-130에 대해 기존 입장을 뒤집고 승인 심사에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면서, 한때 ‘게임체인저’로 불리던 신약 개발이 중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유니큐어는 11월 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최근 사전 생물의약품 허가신청(BLA) 미팅 결과, FDA가 “1·2상 임상 데이터만으로는 승인 근거로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1년 전, 동일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경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FDA의 기존 태도에서 극적인 U턴을 보인 것이다. AMT-130은 유니큐어가 개발 중인 헌팅턴병 최초의 유전자치료제로, 단 한 번의 뇌 내 투여로 질병의 근본적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9월 공개된 1·2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고용량을 투여받은 17명 중 12명에서 3년간 질병 진행 속도가 외부 대조군 대비 75% 느려졌으며, 해당 데이터는 자연 경과 연구 기반 외부 비교(control) 분석을 통해 도출됐다.

 

영국 UCL의 사라 타브리치(Sarah Tabrizi) 박사는 “환자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엄청난 효과 크기”라며 “진정한 희망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당시 발표 직후 유니큐어 주가는 하루 만에 300% 이상 급등하며 유전자치료제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FDA는 이번에 “외부 대조군을 활용한 소규모 임상만으로는 승인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며 가속승인을 보류했다. 유니큐어는 당초 2026년 1분기 내 BLA 제출을 계획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매트 카푸스타(Matt Kapusta) CEO는 “FDA가 스스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철회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치료제가 전무한 헌팅턴병 환자들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AMT-130이 실질적 임상 혜택을 제공한다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으며, FDA와 협력해 대체 경로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FDA 바이올로직스평가연구센터(CBER)의 새 리더십 아래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심사 기준이 한층 엄격해졌음을 보여준다.

 

올해만 해도 FDA는 카프리코어테라퓨틱스(Capricor Therapeutics)의 뒤쉔근이영양증(DMD) 세포치료제와 리플리뮤(Replimune)의 항암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해 “근거 불충분”을 이유로 가속승인을 거부했다. 이 같은 연이은 반려는 업계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헌팅턴병 환자 단체들도 즉각 반발하며 FDA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약 3만 명의 환자들이 유일한 치료 희망으로 여겼던 AMT-130이 제동에 걸리자, 일부 단체는 FDA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규제기관이 사전에 합의된 기준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은 시장 신뢰를 훼손한다”며 “이번 사례는 다른 유전자치료 개발사에도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니큐어는 30일 내 공식 미팅 기록을 수령한 뒤 가속승인 경로 복원을 위한 재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헌팅턴병은 진행성 신경퇴행 질환으로 근본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AMT-130은 단 한 번의 투여로 유전적 원인을 직접 교정하는 최초의 접근법이라는 점에서 이번 FDA의 입장 변화는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