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질환을 지닌 신생아 ‘KJ 멀둔’이 올해 2월 개인 맞춤형 유전자 편집 치료를 받고 생명을 구한 사건이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사례는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한 유전자 치료가 실제 임상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이후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ARPA-H(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for Health)는 이러한 개인 맞춤형 치료를 수천 명의 환자에게 확산시키기 위한 두 개의 대형 연구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첫 번째는 ‘THRIVE(Treating Hereditary Rare Diseases With In Vivo Precision Genetic Medicines)’ 프로그램으로, 개인별 돌연변이에 맞춘 정밀 유전자치료 플랫폼 개발을 지원한다. 두 번째는 **‘GIVE(Genetic Medicines and Individualized Manufacturing for Everyone)’**로, 병원 내에 소형 자동화 생산 설비를 설치해 맞춤형 치료제를 현장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HHS 장관은 9월 25일 X(옛 트위터)를 통해 “THRIVE는 희귀 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 의약품의 설계를 가속화할 것이며, GIVE는 환아 근처 병원에서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제조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한 명의 KJ에서 수천 명의 아이들로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가정이 생명을 구하는 치료에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FDA가 곧 발표할 예정인 ‘맞춤형 유전자치료 전용 심사 경로’ 신설을 앞두고 사전 단계로 추진된다. 펜실베이니아대와 필라델피아아동병원(CHOP)의 심장학자 키란 무수누루(Kiran Musunuru) 박사는 “KJ 사례가 FDA의 규제 혁신과 ARPA-H의 신규 프로그램을 동시에 촉발했다”며 “이번 움직임은 개인 맞춤 유전자 편집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수누루 박사와 공동 연구자 레베카 아렌스-니클라스(Rebecca Ahrens-Nicklas) 박사는 현재 FDA와 ARPA-H와의 협의를 통해 ‘맞춤형 유전자 편집 플랫폼의 승인 기준’ 마련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향후 환자 개개인에게 특화된 CRISPR 치료가 정식 승인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 시도다.


KJ의 성공 이후, 연구팀 일부는 더 많은 아동에게 접근 가능한 치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찬 주커버그 재단(Chan Zuckerberg Initiative) 및 **UC버클리 혁신유전체연구소(IGI)**와 협력해 ‘소아 CRISPR 치료센터(Center for Pediatric CRISPR Cures)’를 설립했다. 총 2,000만 달러 규모의 이 센터는 7월 공식 출범했다.


CRISPR 기술의 선구자이자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 박사는 당시 출범식에서 “단 한 명의 아이를 살린 맞춤형 CRISPR 치료가 이미 현실로 입증됐다”며 “이제는 전 세계 아이들에게 이 기술을 확대 적용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KJ 연구팀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하버드의 벤자민 클라인스티버(Benjamin Kleinstiver) 박사도 별도의 연구에서 치명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맞춤형 CRISPR 치료를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유전질환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번 ARPA-H의 THRIVE와 GIVE는 단순한 연구 과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환자 맞춤형 치료를 현장에서 직접 제조하고, 각 병원의 의료진이 신속히 환아에게 투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면, 유전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과거에는 수년이 걸리던 치료 개발이, 이제는 아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끝날 수도 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유전자 의학의 새로운 시대가 이미 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