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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오리건주 전역의 성인 6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대마 판매점과의 거리가 짧을수록 대마 사용 빈도가 높고, 반대로 과도한 음주는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오리건주립대(오리건 스테이트대학) 심리학과 데이비드 커(David Kerr) 교수 연구팀은 9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러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예방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오리건 보건국이 주관하는 전화 설문 ‘행동위험요인감시체계(Behavioral Risk Factor Surveillance System)’ 데이터를 활용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판매점의 위치를 인지할 필요는 없었으며, 연구진은 각자의 우편번호(ZIP 코드)를 대마 판매점 주소 데이터와 연계해 거리를 계산했다.


그 결과, 대마 판매점이 많은 지역 또는 거주지와의 거리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월 10일 이상 대마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같은 조건의 사람들은 여성의 경우 주 8잔, 남성의 경우 주 15잔 이상 마시는 ‘과음(heavy drinking)’ 비율이 낮았다.


특히 이 경향은 21~24세의 젊은층과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커 교수는 “젊은층은 아직 뇌 발달이 진행 중으로, 대마의 신경 독성에 취약하다”며 “이 시기는 대마 사용장애(cannabis use disorder) 발생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라고 설명했다. 대마 사용장애는 사회적·직업적 기능 저하나 위험 상황에서의 반복 사용 등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대마를 계속 사용하는 상태를 뜻한다.


반면 고령층에서는 만성 질환으로 인해 통증 완화나 수면 개선 목적으로 대마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대마의 위험성 인식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그러나 커 교수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마를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또, 사람들의 거주지가 판매점 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마 판매점이 많은 지역에서의 ‘접근성 증가’가 사용 행태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오리건주는 2015년부터 기호용 대마 판매를 합법화했으며, 주법에 따라 각 시·군이 자체적으로 대마 판매를 금지할 수 있다. 다만 카운티(군) 단위의 금지는 해당 지역의 ‘비도시권(unincorporated area)’에만 적용된다.


커 교수는 “대마 제품 접근성은 지방정부 정책이나 규제 방식에 따라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며 “젊은층과 고령층처럼 민감한 연령대를 중심으로 예방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고농도 대마 제품의 마케팅을 규제하는 등 다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대마가 일부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음주 감소로 이어질 수 있지만, 대마 역시 무해한 물질이 아니다”라며 “법적 합법화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사회적·보건학적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 설계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대마의 합법화가 단순히 사용 여부뿐 아니라, 지역사회 내 음주 문화와 건강행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