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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후원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에서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맷(Tecovirimat, 제품명 TPOXX) 단독요법이 원숭이두창(mpox) 환자의 회복 기간 단축이나 통증 완화에 유의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진은 중간 분석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 2024년 말 임상을 조기 종료했으며, 결과는 202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감염 학회(CROI)에서 공개됐다.

 

이번 연구는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주도했으며, 소장 지니 마라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원숭이두창의 병태생리를 이해하고 향후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은 밀접 접촉으로 전파되며, 현재 클레이드 I형과 II형 두 계통이 존재한다. 2022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클레이드 II형이며, 2024년에는 중앙·동아프리카에서 클레이드 I형이 유행해 국제보건비상사태(PHEIC)가 선포되었다.

 

테코비리맷은 천연두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로, 유사 바이러스 계열에서 효능을 보여 원숭이두창 치료 후보로 주목받았으나 인간 대상 임상 근거는 부족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시작된 STOMP(Study of Tecovirimat for Mpox) 연구는 7개국에서 발병 14일 이내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테코비리맷군과 위약군으로 배정되었으며, 연구진과 피험자 모두 투여 내용을 모르는 이중맹검 방식이 적용됐다.

 

14일간 투약 후 29일까지 관찰한 결과, 병변 회복률은 테코비리맷군 83%, 위약군 84%로 차이가 없었고, 통증 완화 점수 또한 각각 3.2점과 3.1점으로 유사했다. 바이러스 DNA 소실률 역시 8일차 48% 대 37%, 15일차 82% 대 80%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 부작용 발생률 또한 두 그룹 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별도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된 PALM007 임상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며, 단독요법의 한계가 다시 확인됐다. 면역저하자, 임산부, 소아 등 고위험군은 오픈라벨 방식으로 테코비리맷을 투여받았으나, 젊은 연령층이나 HIV 음성, 항바이러스 치료 중인 HIV 양성 환자에서의 회복 속도 차이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연구 공동책임자인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의대 티머시 윌킨 교수는 “STOMP 연구는 단독요법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줬으며, 앞으로 병합요법과 맞춤형 치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NIH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항바이러스 복합요법, 면역 조절제 병용, 조기 투약 전략 등 후속 연구를 설계할 예정이다.

 

연구를 지원한 ACTG(AIDS Clinical Trials Group)는 “STOMP는 원숭이두창 치료제 개발의 기준점을 마련한 연구로, 비록 유효성은 제한적이었지만 안전성 자료와 바이러스 경과 분석은 향후 신약 개발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테코비리맷은 뉴욕의 시가 테크놀로지스(SIGA Technologies)가 제공했으며, 최종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