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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충치 치료가 두렵고 힘든 어린이들에게 주사도 마취도 필요 없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NIDCR)가 지원한 임상시험에서 은과 불소를 결합한 도포제(Silver Diamine Fluoride, SDF)가 유아 충치의 진행을 절반 이상 멈춰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아치과 전문 학술지 Pediatric Dentistr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1세에서 5세 사이의 중증 충치 환아 599명을 대상으로 단 한 번의 SDF 도포 후 6개월 동안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SDF를 바른 치아의 54%에서 충치 진행이 멈췄고, 위약을 사용한 대조군에서는 21%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SDF는 충치 진행을 뚜렷하게 억제했으며, 손상된 치아 조직의 경도가 회복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면서 연구는 예정된 기간보다 조기 종료됐다. SDF는 액체 형태로 면봉으로 간단히 바를 수 있으며, 통증이 없고 마취나 발치가 필요하지 않다. FDA에서는 현재 치아 민감도 완화제로 승인돼 있지만, 해외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충치 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SDF의 은(Silver)은 충치균을 사멸시키고 불소(Fluoride)는 치아 재광화를 촉진해 손상 부위를 단단하게 만든다. 연구 책임자인 마르게리타 폰타나 교수(미시간대 치의학과)는 “심한 유아 충치는 수면마취하에서 치료하거나 발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SDF는 한 번의 도포로 통증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며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 비용도 낮고 재발 위험도 적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지원한 NIDCR 임상연구센터의 디나 피셔 박사는 “SDF가 향후 충치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게 되면, 보험 적용 확대와 함께 치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특히 저소득층과 인종 간 구강 건강 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아동의 46%가 충치를 경험하며, 히스패닉계·비히스패닉 흑인 아동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다. 충치가 방치되면 만성 통증, 성장 지연, 전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이번 임상에서는 SDF 도포 후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충치 부위의 검은 변색 외에는 안전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변색에 대한 부모의 심리적 수용도와 만족도를 추가 분석 중이며, 향후 치통 감소, 삶의 질 개선, 장기 안전성까지 종합 평가할 예정이다. NIDCR 소장 레나 드수자 박사는 “SDF는 비침습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혁신적 치료제로, 공공 구강보건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전 세계 어린이 충치 치료의 새로운 기준이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