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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과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NIDA) 연구진이 발표한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자극제(중추신경흥분제) 중독 치료의 목표가 기존의 ‘완전 금단’에서 ‘사용량 감소’로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구진은 메탐페타민과 코카인 중독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13개 무작위 임상시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약물 사용 빈도를 줄이기만 해도 정신적·신체적 회복 지표가 유의미하게 개선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diction에 게재됐다. 전통적으로 중독 치료의 목표는 절대적 금단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한 달에 5일 이상 약물을 사용하던 환자가 1~4일로 줄였을 때, 약물 갈망이 60%, 약물 탐색 행동이 41%, 우울 증상이 40% 감소했다는 점을 밝혔다. 완전 금단군이 가장 큰 개선을 보였지만, 사용량 감소군 역시 정신사회적 기능과 정서 안정이 크게 향상됐다.

 

NIDA 국장 노라 볼코프 박사는 “이번 결과는 중독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절대 금단만을 성공으로 정의하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환자의 회복 단계를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독은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라 생물·심리적 요인이 얽힌 질환이므로, 사용량 감소 또한 회복의 중요한 임상 지표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17년 사이 미국 전역의 치료 기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참가자를 ‘사용량 변화 없음’, ‘사용량 감소’, ‘완전 금단’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금단군은 전체의 14%, 사용량 감소군은 18%로, 후자가 더 많았다. 특히 사용량을 줄인 환자들은 우울감, 불안, 사회적 기능, 자기 효능감 등 주요 지표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연구 공동저자인 메흐디 파로키나 박사는 “기존 임상시험은 금단 여부만을 기준으로 성공을 판단했지만, 실제로는 사용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회복이 가능하다”며 “이제는 사용 감소 자체가 임상적 성공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자극제 중독 치료에는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승인한 약물이 없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과 승인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논문 제1저자 마수메 아민에스마일리 박사는 “중독은 도덕적 실패가 아닌 치료 가능한 질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며 “작은 변화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회복 중심 치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행동치료와 병행했을 때의 시너지 효과와 실제 사회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금단 중심에서 건강 회복 중심으로 중독 치료의 방향을 전환한 획기적인 결과”라며, “약물 사용 감소만으로도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