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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가 지원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중 인슐린 글라진(Insulin Glargine)과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가 혈당을 목표 범위 내로 가장 오래 유지하는 약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GRADE(Glycemia Reduction Approaches in Diabetes)’ 임상시험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장기 혈당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주요 약물 네 가지를 직접 비교한 최초의 무작위 임상이다. 결과는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미국 전역 36개 의료기관에서 모집된 5,047명의 환자가 참여했으며, 모든 참가자는 메트포르민(metformin)을 복용 중이었다. 여기에 네 가지 약물 중 하나를 병용 투여했다. 비교 약물은 인슐린 글라진(장기형 인슐린), 리라글루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 시타글립틴(DPP-4 억제제), 글리메피리드(설폰요소제)였다. 평균 4년간 추적 관찰 결과, 리라글루타이드군과 인슐린 글라진군이 목표 혈당을 유지한 기간이 가장 길었고 시타글립틴군이 가장 짧았다.

 

두 상위 약물은 시타글립틴보다 약 6개월 더 오래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연령·성별·인종 등 다양한 요인에서도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네 가지 약물 모두 일정 수준의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음에도 참가자의 약 75%는 4년 이내 목표치를 벗어났다. 이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장기적 혈당 유지가 여전히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 책임자인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당뇨센터의 데이비드 나단 박사는 “리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글라진이 가장 효과적이었지만 여전히 환자의 대부분은 혈당 조절이 어렵다”며 “지속적인 조절을 위한 병용 요법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리라글루타이드군은 혈당 조절 외에도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가장 낮아, 심혈관 보호 효과까지 확인됐다. 이는 리라글루타이드가 단순한 혈당 강하제를 넘어 대사질환 예방 효과를 가진다는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 부작용 측면에서는 글리메피리드군의 2.2%에서 저혈당이 보고된 반면, 리라글루타이드군은 위장관 부작용(메스꺼움, 구토 등)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체중 변화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리라글루타이드군은 평균 3.2kg, 시타글립틴군은 1.8kg 체중이 감소했으나 인슐린 글라진과 글리메피리드군은 1kg 미만에 그쳤다. 리라글루타이드가 체중 감소와 혈당 개선을 동시에 이끈 점은 주목할 만하다. NIDDK의 헨리 버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장기 치료에 있어 최적의 약물 조합 선택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며 “의사들은 환자 상태와 내약성, 동반 질환을 고려해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NIDDK 소장 그리핀 로저스 박사는 “당뇨병 치료제가 다양해졌지만 환자마다 최적의 약물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GRADE 연구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단순한 혈당 강하 경쟁이 아닌 ‘포괄적 대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계기라고 분석한다. 리라글루타이드와 인슐린 글라진은 혈당 조절 안정성뿐 아니라 체중과 심혈관 건강까지 고려한 치료 옵션으로, 제2형 당뇨병 맞춤 치료의 핵심 약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