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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국적 제약사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류코보린(Leucovorin) 제제를 ‘뇌 엽산 결핍증(Cerebral Folate Deficiency, CFD)’ 치료용으로 재승인했다. 류코보린은 수십 년간 항암 화학요법의 부작용 완화제로 사용돼 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항암 보조제를 넘어 신경 발달 질환 치료제로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게 됐다.

 

특히 CFD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아동에게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승인이 자폐 관련 치료 접근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코보린은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등 항암제가 엽산 대사를 억제할 때 세포 손상을 줄이기 위해 병용 투여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연구에서 류코보린이 뇌로 엽산을 직접 전달함으로써 자폐 아동의 신경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뇌 엽산 결핍증은 뇌혈관 장벽을 통한 엽산 이동이 차단돼 발생하는 대사 이상으로, 자폐 아동의 상당수가 ‘폴레이트 수송 항체(folate receptor autoantibody)’를 가지고 있어 엽산이 신경세포로 전달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언어 발달 지연, 인지 기능 저하, 행동 이상 등이 나타난다. 미국 오티즘 발견 및 치료재단(Autism Discovery and Treatment Foundation)의 리처드 프라이 박사는 “류코보린은 뇌 엽산 전달 경로를 우회해 신경 대사를 보완하는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8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된 소규모 임상에서 류코보린을 투여받은 자폐 아동은 언어 표현력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유의미한 향상을 보였으며, 일부에서는 수면과 집중력 개선도 보고됐다.

 

다만 연구 규모가 작고 장기 추적 데이터가 부족해 전문가들은 과도한 기대보다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FDA 재승인 이후 미국 내에서는 류코보린 유사 성분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자폐 아동용 뇌 영양 보충제’, ‘엽산 대체 영양제’ 등의 제품이 다수 판매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물과 보충제의 생체 이용률과 안정성은 전혀 다르며, 무분별한 복용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FDA 또한 이번 승인이 CFD라는 특정 질환에 한정된 것임을 명확히 하며 “류코보린을 일반 자폐 치료제로 오인하거나 영양제로 대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GSK는 “이번 승인으로 엽산 대사 경로 조절이 신경 대사질환 치료의 핵심임이 입증됐다”며 “향후 신경발달장애 치료제 연구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류코보린의 재승인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지만, 모든 자폐 아동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확한 항체 검사와 대사 평가를 거쳐 맞춤형 치료가 이뤄져야 하며, 영양 보충제 수준의 무분별한 접근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FDA의 이번 조치는 CFD 환아의 신경 증상 개선 데이터를 근거로 한 것으로, 임상에서 일부 환자에게서 근육 긴장도 저하, 언어 퇴행, 발작 등의 증상이 완화됐다. 이번 승인은 엽산 대사 경로를 통한 신경 기능 회복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로, 뇌 대사 기반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