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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개발된 CAR-T 세포치료, 면역관문억제제, 이중특이항체 등은 인체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용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발을 겪는다는 점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었다.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의대 연구진은 이러한 재발의 원인을 ‘FAS 단백질’에서 찾고, 이를 조절함으로써 면역항암치료의 지속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들의 종양 조직을 분석한 결과, FAS 단백질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CAR-T 치료에 대한 반응이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실험실에서 FAS 신호를 인위적으로 강화하는 소분자 약물을 종양세포에 투여하자, 면역세포의 공격력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Cancer Discovery에 게재됐다.


CAR-T 치료는 종양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 대표적으로 CD19를 인식해 공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일부 암세포는 CD19를 아예 발현하지 않거나, 치료 중에 항원 발현을 잃어버리며 면역공격을 피한다. 이 같은 ‘항원 소실(antigen escape)’은 재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왔다.


마운트사이나이 연구팀은 CAR-T 세포가 단순히 표적 항원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항원 음성 세포까지 FAS 신호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멸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즉, FAS는 인접 종양세포 간에도 세포자멸(apoptosis) 신호를 전달해 치료의 파급 효과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Yescarta)가 사용된 ZUMA-1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해 이 현상을 확인했다. 장기 반응을 보인 환자군에서는 CD19 발현 수준이 비슷했음에도 FAS 단백질이 유의하게 높았다. 동물실험에서도 이 결과가 재현되었다. 특히 CD19 음성 세포가 섞인 ‘이질성 종양 모델’에서 FAS를 차단하자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졌으며, FAS 신호가 암 재발 억제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병리학적 관찰에 그치지 않고 치료적 접근으로 이어졌다. 연구진은 현재 임상시험 중인 소분자 약물들을 이용해 FAS 신호를 인위적으로 높였고, 그 결과 CAR-T, T세포, 이중특이항체 등 다양한 면역세포 치료에서 종양세포뿐 아니라 인접 세포까지 공격력이 증가했다. 이 약물들은 이미 다른 암종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병용치료 연구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FAS 신호 조절 약물과 T세포 기반 면역치료를 병용하는 연구가 향후 암 재발을 예방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며 “이는 기존 치료처럼 재발 후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암세포의 항원 소실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FAS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한 이번 연구는 CAR-T 치료의 가장 큰 한계였던 ‘지속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받고 있다. 암세포의 항원 변화에 좌우되지 않는 면역공격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향후 다양한 암종에서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