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5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는 개인별로 차이가 크다.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더라도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부작용이 문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까지 FDA가 승인한 항불안제와 항우울제는 일부 환자에게 도움을 주지만, 완전한 증상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계 생명공학 기업 아타이 라이프 사이언스(ATAI Life Sciences)의 자회사 엠패스바이오(EmpathBio)가 ‘파티드럭’으로 알려진 MDMA(3,4-methylenedioxymethamphetamine)를 기반으로 한 PTSD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MDMA의 심리적 개방성과 공감 유도 효과를 활용하면서도 부작용을 줄인 유도체(derivative)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MDMA는 전통적 의미의 환각제가 아닌 ‘엔택토겐(entactogen)’ 계열 물질로, 불안감 완화와 공감 능력 향상, 심리적 안정감 유도 효과가 있다. 환자가 심리치료 과정에서 감정적 저항 없이 자신의 트라우마를 직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아타이의 최고과학책임자 스리니바스 라오(Srinivas Rao) 박사는 “MDMA는 환자가 치료자와의 신뢰감을 형성하고, 억눌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항우울제인 졸로프트(Zoloft)나 팍실(Paxil)은 뇌 속 세로토닌 농도를 높여 기분을 조절하지만, 오히려 심리치료 과정에서는 감정의 폭을 억누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라오 박사는 “이 약물들은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치료자와 연결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MDMA 유도체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가능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비영리 연구단체 MAPS(다학제적 환각제 연구협회)는 이미 MDMA를 활용한 PTSD 치료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발표된 2상 결과에 따르면, 2개월간의 MDMA 보조 심리치료를 받은 환자 100명 중 절반 이상이 더 이상 PTSD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다. MAPS는 현재 3상 임상과 FDA 승인 신청을 위한 3,000만 달러의 연구 자금을 확보했다.


엠패스바이오는 기존 MDMA의 효과는 유지하되, 혈압 상승이나 심박수 증가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아타이의 임상 초기개발 책임자인 글렌 쇼트(Glenn Short)는 “일부 환자는 고혈압 등으로 MDMA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내약성이 높은 대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MDMA 유도체는 불안, 현기증, 피로, 턱 근육 긴장 같은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엠패스바이오는 디지털 치료 솔루션을 병행해 원격 모니터링과 맞춤형 치료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면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도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엠패스바이오는 후보물질 선별 단계에 있으며, 가능한 한 빠르게 인체 임상에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라오 박사는 “우리는 MAPS보다 임상 단계에서는 뒤처져 있지만, 더 안전하고 정밀한 2세대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한 환자들이 보다 부작용 없이 회복할 수 있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