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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제약사 토닉스 파마슈티컬(Tonix Pharmaceuticals)의 섬유근통(Fibromyalgia) 치료제 ‘톤미야(Tonmya, 성분명 Cyclobenzaprine HCl)’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승인으로 토닉스는 창립 15년 만에 첫 신약 상용화에 성공하며, 16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비마약성 섬유근통 치료제의 주인공이 됐다. 톤미야는 하루 한 번, 취침 전 혀 밑에 투여하는 설하정(sublingual tablet)으로 체내 흡수를 빠르게 유도해 약효 발현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 약물은 단순히 통증을 완화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섬유근통의 핵심 병리로 알려진 ‘비회복성 수면(nonrestorative sleep)’을 직접 조절하는 새로운 기전을 갖는다. 토닉스의 CEO 세스 레더만(Seth Lederman)은 “25년간의 연구 끝에 결실을 보게 됐다”며 “섬유근통은 임상 시험이 특히 어려운 질환이기에 이번 승인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섬유근통은 만성 전신 통증, 피로, 수면 장애를 동반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주로 여성에게 발생한다.

기존 치료제는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승인된 화이자의 리리카(Lyrica), 릴리의 심발타(Cymbalta), 애브비의 사벨라(Savella) 세 가지뿐이었다. 리리카는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항경련제, 심발타와 사벨라는 세로토닌-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SNRI)로서 우울·불안 완화 중심의 약물이다. 반면 톤미야는 삼차아민계 항우울제(tertiary amine cyclic) 계열로, 통증보다 ‘수면 회복’을 치료의 출발점으로 삼은 첫 약물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승인 근거가 된 두 건의 3상 임상에는 약 1,00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14주간의 연구 결과, 톤미야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통증 점수가 유의하게 감소했고 3개월 시점에서 30% 이상 통증 개선을 경험한 비율도 현저히 높았다. 특히 설하정 제형 덕분에 복용 후 빠른 통증 완화 효과가 나타났으며, 간 대사를 거치지 않아 부작용 위험이 낮았다. 캔자스대 앤드리아 채드윅(Andrea Chadwick) 교수는 “톤미야는 빠르고 지속적인 통증 완화를 목표로 설계된 약으로 대사 부산물이 적어 장기 복용에도 안정적 효능을 유지한다”고 평가했다. 토닉스는 개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를 겪었다. 섬유근통 임상에서는 성공했지만 2023년 롱코비드(Long COVID) 대상 연구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지 못해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후 섬유근통에 집중한 후속 임상에서 확실한 효능을 확보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레더만 CEO는 “통증과 수면은 서로 악순환을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나쁜 수면이 통증을 악화시키고 통증이 다시 수면을 방해한다”며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치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토닉스는 초기에는 직접 판매 전략을 유지하며, 영업 인력을 기존 10명에서 70명으로 확대해 미국 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재 미국 내 섬유근통 진단 환자는 약 300만 명, 잠재 환자까지 포함하면 7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이를 핵심 시장으로 삼고 향후 대형 제약사와의 파트너십도 검토 중이다. 톤미야의 개발은 1970년대 캐나다 심리학자 하비 몰도프스키(Harvey Moldofsky)의 “섬유근통은 통증 질환이 아니라 수면 질환”이라는 가설에서 출발했다. 레더만 CEO는 “당시엔 과감한 주장으로 여겨졌지만, 그 통찰이 오늘의 톤미야를 탄생시켰다”며 “이제 섬유근통 치료의 중심축은 ‘수면 회복’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