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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질환 치료에서 약물 코팅 풍선(Drug-Coated Balloon, DCB) 이 스텐트를 대체할 차세대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독일 자를란트대학교 브루노 쉘러(Bruno Scheller) 교수 연구팀은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을 통해 DCB 시술이 대혈관(직경 2.75mm 이상)에서도 장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심혈관중재치료학회(TCT 2025)에서 발표됐다.


관상동맥 협착은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인 심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기존 치료는 금속 스텐트를 혈관에 삽입해 혈류를 확보하는 방식이었지만, 영구 삽입으로 인한 염증·혈전·재협착 위험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쉘러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혈관에 금속을 남기지 않고 약물만 전달하는 DCB 기술을 개발했다. 풍선 카테터를 통해 좁아진 혈관을 확장하면서 약물을 혈관벽에 직접 침투시켜 수주간 항염 효과를 지속시키는 원리다.


기존에는 DCB가 2.75mm 이하의 소혈관 치료에서만 효과가 입증됐으나, 이번 SELUTION DeNovo 임상시험은 대혈관에서도 스텐트와 동등한 성적을 확인했다. 전 세계 3,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DCB군과 약물용출스텐트(DES)군 간 심근경색·사망·재시술 발생률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쉘러 교수는 “스텐트는 안정적이지만 영구 삽입물로 남기 때문에 장기 염증과 혈전 위험이 따른다”며 “DCB는 약물만 남기고 혈관에는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DCB는 이미 아시아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관상동맥 협착 환자의 절반가량이 스텐트 대신 DCB를 1차 치료로 선택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 연구에서도 장기 안정성이 입증되고 있다. 쉘러 교수는 “약물의 조성, 입자 크기, 체내 지속시간을 최적화한 기술이 재협착을 줄이는 핵심”이라며 “DCB는 스텐트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환자 상태에 따라 병용되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길이가 긴 스텐트를 피하고, 가능한 한 적은 수의 영구적 임플란트를 사용하는 것이 미래 심혈관치료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구팀은 유럽·미국·아시아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약물 조합과 풍선 재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쉘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관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치료’라는 20년 연구의 결실”이라며 “DCB가 심혈관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