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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치료가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염증의 근본 원인을 겨냥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와 알바니대 공동연구팀이 당뇨병의 만성 염증과 상처 치유 장애를 일으키는 핵심 경로를 차단하는 신약 후보물질 ‘RAGE406R’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셀 케미컬 바이올로지》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기존 치료제는 혈당을 낮추거나 합병증을 늦추는 데 초점을 두지만, 염증 자체를 억제하는 약물은 없었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셰크트만 교수는 “RAGE406R은 염증 경로를 원천 차단해 1형·2형 당뇨 합병증 모두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조직에 축적되는 ‘당화 최종산물(AGEs)’이 세포 표면 수용체 ‘RAGE’를 자극해 단백질 ‘DIAPH1’을 과활성화시키며, 이 과정이 지속적 염증을 유발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구조 분석을 통해 두 단백질의 결합 부위를 찾아내고, 이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분자를 탐색해 100여 종 중 가장 우수한 억제 효과를 보인 RAGE406R을 선별했다.

 

박사과정 연구원 파라스토 나자리안은 “RAGE406R은 DIAPH1이 결합할 자리를 선점해 염증 스위치를 끈다”며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도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인체 세포 실험에서 염증 인자 수치가 감소했고, 당뇨 생쥐에서는 상처 회복 속도와 전신 염증이 모두 개선됐다.

 

공동책임자인 앤 마리 슈미트 교수는 “RAGE406R은 혈당을 낮추는 약이 아니라 염증의 근본 경로를 직접 차단하는 약”이라며 “임상에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1형 당뇨에도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핵자기공명 기술로 작용 원리를 정밀 분석하고, 임상 연구를 통해 약효 지속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혈당이 아닌 염증”을 치료 대상으로 한 첫 시도로,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