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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피부 손상 후 생기는 흉터를 줄이는 새로운 단서가 ‘로즈마리’에서 발견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Perelman School of Medicine) 연구팀은 로즈마리 잎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이 상처 회복을 촉진하고 흉터 형성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JCI Insight》에 게재됐다.


연구의 출발점은 의외로 소셜미디어였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로즈마리 추출물 세럼’이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된다는 트렌드가 확산되자, 펜실베이니아대 학생 지아이 팡(Jiayi Pang)과 대학원생 엠마누엘 라프 레예스(Emmanuel Rapp Reyes)가 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직접 실험에 나섰다.


연구팀은 로즈마리에 다량 존재하는 항산화 물질 ‘카르노식산(carnosic acid)’에 주목했다. 이 성분을 함유한 크림을 실험용 쥐의 상처 부위에 도포한 결과, 상처 회복 속도가 빠르고 새 피부가 매끄럽게 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낭과 피지선, 연골 조직이 정상적으로 회복되며 흉터 조직으로 굳지 않았다.


이번 실험에서는 피부 신경 수용체 중 하나인 ‘TRPA1’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TRPA1은 이전 연구에서도 ‘무흉터 재생’에 관여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카르노식산 크림이 이 수용체를 자극해 상처 부위의 재생 과정을 활성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TRPA1이 없는 쥐에게는 로즈마리 크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공동 연구자인 라프 레예스 박사과정생은 “타임(Thyme), 오레가노(Oregano) 같은 허브도 TRPA1을 활성화하지만, 로즈마리가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효과를 보였다”며 “머스타드오일이나 면역조절제 이미퀴모드(Imiquimod) 등도 같은 수용체를 자극할 수 있으나, 이들은 자극과 염증을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로즈마리의 효과가 국소적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상처 부위에 직접 도포했을 때만 흉터가 생기지 않았고, 멀리 떨어진 부위에 바를 경우 같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분이 상처 주변 조직 내에서 직접 작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이끈 토머스 렁(Thomas Leung) 피부과 교수는 “상처의 대부분은 흉터로 남아 미용적 문제뿐 아니라, 기능적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며 “로즈마리의 항산화 물질이 상처 치유 과정을 ‘흉터 형성’에서 ‘건강한 피부 재생’으로 전환시킬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현재까지는 동물실험 단계이며,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며 “로즈마리 추출물을 직접 제조하거나 임의로 바르는 것은 피하고, 전문의의 상담 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로즈마리는 향신료로 흔히 쓰이는 식물로, 접근성과 가격 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연구팀은 이 점을 활용해 앞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상처 치료 연구와 임상시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수술 후 흉터나 켈로이드가 생기기 쉬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렁 교수는 “만약 당신이 로즈마리 화장품을 쓰고 있고, 피부가 좋아졌다고 느낀다면 실제로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일상 속 호기심이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진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