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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인구 증가와 고령화로 식량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축산 중심의 식품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페인 카탈루냐 공개대학교(Open University of Catalonia, UOC) 연구팀이 곤충 단백질을 이용한 새로운 식품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밀웜(Tenebrio molitor) 단백질을 첨가한 유제품과 브라우니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맛과 식감, 영양 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Food Science & Nutrition》에 게재되었으며, 연구를 이끈 마르타 로스(Marta Ros) 박사과정생은 “곤충 단백질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대체 단백질원일 뿐 아니라, 올바른 조합과 가공 과정을 거치면 일반 소비자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식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중해권 문화권에서는 아직 생소한 ‘식용 곤충’을 실제 식단에 적용하기 위해 두 가지 제품군을 제작했다. 하나는 밀웜 가루를 첨가한 저온살균 유제품으로, 헤이즐넛·바닐라·복합향 세 가지 맛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다른 하나는 밀웜 단백질을 넣은 브라우니로, 단순 곤충가루 버전, 요거트 혼합 버전, 그리고 단백질 가수분해물을 함께 넣은 버전으로 구성됐다.


테스트는 60세 이상 참가자 21명이 유제품을, 19세에서 73세 사이의 25명이 브라우니를 시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는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특히 브라우니는 단백질 가수분해물(hydrolysate)을 추가한 제품에서 식감이 부드럽고 탄력 있게 개선됐으며, 영양소 균형도 향상됐다.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이 건강하게 조정된 것은 물론, 풍미도 일반 제품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제품의 경우 헤이즐넛과 바닐라 향을 함께 넣은 조합이 가장 높은 선호도(52.4%)를 기록했다.


로스 연구원은 “모든 곤충 단백질이 같은 가능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어떤 형태로 가공하느냐가 소비자의 수용도를 결정짓는다”며 “특히 단백질 가수분해물 형태는 맛과 식감, 기능성 면에서 새로운 식품 개발에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밀웜은 유럽식품안전청(EFSA)에서 인간 식용이 승인된 대표적인 곤충으로, 영양가가 높고 환경적 부담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 함량이 육류와 달걀에 버금가며,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한다. 또한 오메가-3·오메가-6 지방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철분·아연·칼슘·비타민 B12·리보플라빈 등 인체 필수 영양소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밀웜 사육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물과 토지 사용량이 기존 축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 연구진은 “지속가능성과 영양가를 동시에 충족하는 완벽한 단백질원으로서 곤충의 가능성을 다시 볼 때”라고 강조했다.


UOC의 영양·식품·건강·지속가능성(NUTRALiSS) 연구그룹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곤충 단백질 식품이 ‘미래형 지속가능 식단’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향후 운동 후 영양 보충용 비스킷 등 실용적 식품 개발을 진행 중이며, 곤충 단백질의 혈액 지표 개선 효과도 평가할 계획이다.


로스 연구원은 “이것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환경과 영양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며 “곤충 단백질은 생물학적 가치가 높고, 충분히 맛있게 가공될 수 있는 식재료”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기아 종식(목표 2)’, ‘건강과 복지(목표 3)’,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목표 12)’, ‘기후 변화 대응(목표 13)’ 실현에도 기여하는 과학적 근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