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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 치료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영국계 바이오테크 기업 컴퍼스 파마슈티컬스(Compass Pathways)가 미국 뉴저지의 해컨색 메리디언 헬스(Hackensack Meridian Health)와 손잡았다. 이번 협력은 자사의 연구용 사일로사이빈(psilocybin) 치료제 ‘COMP360’의 임상 적용 모델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 약물 개발을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전달 체계 구축까지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다.


컴퍼스는 지난해 12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일로사이빈 2상 임상시험에서 안전성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는 사이키델릭(환각유도물질)을 기반으로 한 정신질환 치료제 중 PTSD 환자 대상 연구로는 최초다. 같은 시기, 미국 다학제정신의학연구협회(MAPS)가 MDMA(엑스터시 성분)의 PTSD 치료제 승인을 FDA에 신청하면서, 정신의학계는 ‘사이키델릭 치료 시대’의 도래를 실감하고 있다.


사일로사이빈은 흔히 ‘매직머시룸’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향정신성 물질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우울증·불안·중독·PTSD 등 난치성 정신질환 치료에 활용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며 제약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단회 투여만으로 장기적인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해컨색 메리디언 헬스의 로버트 개럿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 기관은 정신건강 분야에서의 오랜 임상 경험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실제 환자에게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지를 함께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신건강 치료의 접근성 향상과 통합적 관리 모델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퍼스는 PTSD를 넘어 다른 질환군으로도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주요 우울장애(MDD) 중에서도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저항성 우울증(TRD)을 대상으로, 단회·반복 투여 두 가지 프로토콜의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단회 투여 연구 결과는 올해 여름, 반복 투여군 결과는 내년 중반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섭식장애 중 하나인 신경성 식욕부진(anorexia nervosa)을 대상으로 한 2상 연구도 병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연구 제휴를 넘어, 향후 사이키델릭 치료의 임상 표준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확보한 안전성과 효과 데이터를 실제 병원 환경에 적용하려면,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의료진 교육·법적 규제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설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 치료제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변화의 흐름을 맞고 있다. 기존 항우울제 시장이 정체된 반면, 신경회로 기반 치료와 의식 변형 약물의 치료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글로벌 제약사와 투자기관들이 대거 진입하고 있다. 특히 사일로사이빈, MDMA, 케타민 유도체 등은 기존 약물로는 해결되지 않던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신약을 만드는 수준을 넘어, ‘치료 경험 자체’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신건강 치료의 패러다임이 약물 중심에서 ‘경험 기반 치료(experience-based therapy)’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