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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과학자들이 베이컨과 햄 포장지에 담배처럼 ‘암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오랫동안 무시해온 가공육 속 화학 보존제의 암 유발 위험을 이제는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공육에는 보통 ‘질산염(nitrite)’이 첨가된다. 이는 고기의 선홍빛을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하며 풍미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체내로 들어가면 ‘니트로사민(nitrosamine)’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전환돼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2015년에 가공육을 ‘1급 발암물질(Group 1 carcinogen)’로 분류했다. 이는 흡연, 석면과 같은 수준의 발암 근거를 가진다는 뜻이다. 이후에도 관련 연구는 꾸준히 이어졌으며, 최근에는 대장암뿐 아니라 유방암 위험 증가와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대장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면서, 과학자들은 가공육 섭취 습관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질산염이 포함된 가공육으로 인해 약 5만 4천 건의 대장암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산염의 위험은 체내 반응에서 비롯된다. 위 속의 산성과 결합해 니트로사민이 형성되면, 이 물질이 간과 장의 세포 DNA에 달라붙어 구조를 변형시킨다. 그 결과 세포 복제 과정에 오류가 누적되고, 결국 비정상적인 세포 증식이 종양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니트로사민은 활성산소를 증가시켜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함으로써 암의 진행을 가속화한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이러한 위험성을 근거로 가공육에 사용되는 질산염 허용치를 낮추는 규제를 시행했다. 동시에 질산염을 사용하지 않은 대체 가공육 생산을 장려하고 있으며, 현재 유럽 일부 업체에서는 무질산염 햄과 베이컨이 상업적으로 널리 유통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제품들이 수십 년간 판매되었음에도 식중독이나 부패 관련 문제가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반면 식품업계는 여전히 질산염이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냉장 기술과 위생 수준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한 현재, 많은 식품학자들은 “질산염 없는 가공육 생산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단순한 식품첨가물 논쟁을 넘어 ‘공중보건과 산업이익의 균형’을 묻는 문제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담배나 주류처럼 암 경고문을 부착하는 방안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동시에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공중보건 측면에서 보면, 질산염은 ‘예방 가능한 발암 요인’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소비자가 인식 변화를 통해 섭취를 줄인다면, 암 발생률을 낮추고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가공육의 완전한 금지를 주장하기보다, 생산 단계에서 발암성 첨가물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소비자에게 명확히 표시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베이컨과 햄 같은 가공육의 섭취 빈도를 줄이고, 신선한 육류나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제는 충분한 증거가 쌓였다. 질산염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