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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기 대신 먹을 수 있는 ‘식물성 단백질’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브라질과 독일 연구진이 해바라기씨로 만든 새로운 형태의 대체육 개발에 성공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식품기술연구소(ITAL)와 캄피나스대학교(UNICAMP), 그리고 독일 프라운호퍼 IVV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해바라기씨에서 오일을 추출한 뒤 남은 부산물을 가공해 단백질 식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기술을 공개했다.


연구는 해바라기 오일 생산 후 남는 찌꺼기, 즉 ‘해바라기박(sunflower meal)’을 활용하는 데서 시작됐다. 연구진은 이 부산물의 영양적 잠재력에 주목했지만, 인체 소화에 적합하게 만들기 위해 껍질과 특정 페놀화합물을 제거하는 공정을 추가했다. 이러한 성분은 가루의 색을 어둡게 만들고,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친 해바라기 가루는 색이 밝고, 맛과 향이 거의 없는 중성적인 특성을 가지게 된다. ITAL 식품과학·품질센터의 마리아 테레사 베르톨도 파셰코(Maria Teresa Bertoldo Pacheco) 박사는 “껍질과 페놀성 물질을 제거하면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 제품과 달리 향이 강하지 않아 소비자 거부감이 적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가루를 활용해 두 가지 형태의 대체육을 제작했다. 하나는 볶은 해바라기씨로 만든 가루를 기본으로 한 버거였고, 다른 하나는 ‘텍스처드 해바라기 단백질(textured sunflower protein)’을 이용한 제품이었다. 여기에 토마토 파우더, 향신료, 해바라기·올리브·아마씨 오일 등을 혼합해 풍미와 영양 균형을 맞췄다.


완성된 제품은 미니 버거 패티 형태로 만들어 구운 뒤, 물성(텍스처)·풍미·영양성분을 중심으로 감각평가와 물리화학적 분석이 진행됐다. 평가 결과, 텍스처드 단백질 기반 버거가 더 높은 단백질 함량과 단단한 식감, 그리고 건강한 지방 구성비를 보여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미네랄 함량 또한 돋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이 버거는 하루 권장 섭취량 기준으로 철분 49%, 아연 68%, 마그네슘 95%, 망간 89%를 제공한다. 단백질 품질을 결정짓는 필수 아미노산 구성도 우수해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품으로 평가받았다.


파셰코 박사는 “엑스트루전(extrusion) 공정을 통해 고기처럼 섬유질이 살아 있는 구조를 구현할 수 있었다”며 “기술적 완성도가 높을수록 식감이 실제 육류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바라기 단백질은 가공 시에도 색과 향의 변화가 적고, 다양한 요리에 적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의미는 지속가능성과 비(非)유전자변형 식품이라는 점이다. 해바라기는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대규모로 재배되고 있으며, 브라질에서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유전자변형(GMO) 작물이 아닌 해바라기 단백질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해바라기 단백질이 향후 지속가능한 식품 산업의 핵심 대체 단백질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파셰코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해바라기의 영양적 가치를 극대화하고,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 자원으로 전환하는 지속가능한 식품 기술의 모범 사례”라며 “독일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교류와 인재 양성에도 큰 시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Food Research International》에 게재됐으며, 브라질 연구지원기관 FAPESP의 후원을 받아 진행됐다.